"스타벅스도 나쁘지만 맥도널드는 더 심한데…"

미국식 상업주의의 상징으로 꼽히는 햄버거 프랜차이즈 '맥도널드'가 파리 루브르 박물관까지 침투해 프랑스인들의 문화적 자부심에 상처를 입혔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4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맥도널드는 프랑스 진출 30주년을 기념해 다음달 루브르 박물관 지하 공간인 '까루젤 뒤 루브르'에 1천142호점을 개장할 예정이다.

루브르 박물관도 성명을 통해 "프랑스인이나 외국인을 포함한 모든 관람객과 고객이 풍부하고 다양한 음식을 즐길 수 있게 된 것을 반갑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맥도널드 루브르점은 "요리와 미학이라는 두 관점에서 모두 일정 수준을 갖추는 데 최대한 배려를 쏟았다"고 박물관측은 덧붙였다.

그러나 박물관 관계자들 사이에선 루브르 박물관이 프랑스 문화와 역사를 상징한다는 점에서 맥도널드 입점에 불쾌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인내심이 한계에 도달했다"면서 "이것은 소모적 상업주의의 정점이며, 어설픈 요리학인 데다 아주 불쾌한 냄새가 난다"고 비난했다.

서양 문화사 전문지인 '아트 트리뷴' 관계자도 맥도널드 입점에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맥도널드가 예술과 상업주의를 뒤섞이게 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하고, "박물관에서 음식을 먹는 것에 반대하지는 않지만 맥도널드가 요리학의 정점에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루브르 인근에 미국의 커피 프랜차이즈인 스타벅스가 입점하면서 거센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박물관 관계자들과 예술 애호가들은 당시 스타벅스 입점에 반대하는 청원을 내기도 했으나 헛수고가 되고 말았다.

(서울=연합뉴스) newgla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