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에서 수십 명의 탈북자가 중국 공안당국에 체포돼 북한으로 이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5일 중국 당국의 내부 사정에 밝은 선양의 한 소식통에 따르면 국경절을 앞두고 지난 8월부터 대대적인 치안 단속에 나선 공안당국이 선양의 한인타운인 시타(西塔) 일대 유흥업소와 민박집 등에서 은신해 있던 탈북자 수십 명을 검거했다.

이 소식통은 "국경절을 앞두고 강력 사범 검거를 위한 불심검문 과정에서 시타 일대에 숨어 지내던 수십 명의 탈북자가 체포됐으며 이들은 이미 북한으로 이송됐다"며 "조선족과 같은 언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평소에는 적발되는 경우가 많지 않았지만 이번 단속 때는 호구를 확인하는 등 단속이 엄격해 붙잡힌 사람이 많았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그러나 체포 탈북자 수에 대해 '수십명'이라고만 밝혔을 뿐 정확한 수는 말하지 않았다.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의 북한 방문을 앞두고 이례적으로 이뤄진 대대적인 탈북자 검거가 북-중 관계를 고려한 정치적 의도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으나 이 소식통은 "탈북자뿐 아니라 마약 사범 등 강력범들이 대거 체포됐다"며 "국경절을 앞둔 일상적인 치안 단속 과정에서 탈북자들이 적발된 것일 뿐 다른 의도나 목적은 전혀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부인했다.

또 다른 대북 소식통은 "지난 7월 탈북자 한 명이 주선양 한국총영사관에 진입하면서 탈북자에 대한 공안당국의 단속이 강화됐다"며 "중조우의(中朝友誼)의 해인데다 원자바오 총리의 북한 방문을 앞둔 시점이어서 탈북자들의 동향에 당국의 신경이 곤두섰을 것"이라고 전했다.

선양의 한 조선족은 "탈북자들이 은신할 수 있는 곳은 유흥업소나 안마소 등으로 뻔해 중국 당국도 사전에 이들의 동향을 파악하고 있었을 것"이라며 "건국 60주년 국경절 등을 앞뒀던 민감한 시점에 맞춰 대대적인 솎아내기를 벌인 것 같다"고 말했다.

검거된 탈북자들은 지린(吉林)성 투먼(圖們) 등 강 폭이 좁아 탈북이 용이한 두만강 상류 루트를 통해 중국으로 넘어와 한국인과 조선족이 많이 거주하는 시타의 유흥업소 등에서 일하며 한국이나 제3국행을 모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중국 공안당국은 지난 8월 23일 한 민박집에서 마약을 흡입하던 20대 조선족 여성 3명을 검거하고 함께 있다 달아난 30-40대 한국인 남성을 추적하는 등 국경절을 앞두고 시타 일대 유흥업소와 민박집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단속을 벌였다.

http;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pj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