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발표 여부 주목

북한을 공식 방문 중인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가 5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만나 북핵 문제와 양국관계 발전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원 총리는 이날 김 위원장과 회동에서 양국관계 발전을 위해 경제, 사회, 문화, 인도적 지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강화 방안을 논의하고 특히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 복귀를 촉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위원장이 원 총리와의 회동에서 지난달 18일 다이빙궈(戴秉國)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과 면담에서 밝힌 '양자 및 다자대화를 통한 해결'에 대해 보다 진전되고 구체화된 입장을 내놓을지에 국제사회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특히 김 위원장이 핵 폐기에 대한 의지를 밝히고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는 이른바 '중대발표'가 나올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외교소식통들은 관측하고 있다.

앞서 원 총리는 4일 김영일 북한 총리와 회담을 갖고 북핵 문제와 양국 관계 발전방안을 논의하고 협력협정서에도 서명했다.

김영일 총리는 "비핵화 실현은 고 김일성 주석의 유훈"이라면서 "북한은 다자 및 양자대화를 통해 비핵화 목표를 실현한다는 것을 포기한 적이 없다"며 다자 및 양자 협상에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김정일 위원장이 김영일 총리가 강조한 기존 입장보다 한단계 나아간 모종의 중대발표를 준비하고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한 원칙적인 내용에 그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원 총리는 4일 오전 대규모 대표단과 함께 전용기 편으로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해 공항에 직접 나온 김 위원장 등 고위 지도자와 인민 여배우의 영접을 받으며 극진한 환대 속에 방북 일정을 시작했다.

원 총리는 공항 환영식을 마친 뒤 북.중 우의탑, 개선문, 전승광장, 4.25문화회관, 금성거리로 이어지는 카퍼레이드를 벌이며 연도에 늘어선 수십만명의 평양시민들로부터 환영을 받는 등 사상 유례없는 극진한 대접을 받았다.

원 총리는 김 국방위원장과 이날 오후 평양대극장에서 가극 '홍루몽'을 함께 관람했으며 이에 앞서 우호적인 환담을 나눴다.

원 총리는 6일 북중 '친선의 해' 폐막식에 참석한 뒤 귀국할 예정이다.

원 총리는 오는 10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의에 참석해 한일 정상들에게 방북 결과를 설명하고 대북 지원방안 등을 논의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홍제성 특파원 js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