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미국 시카고에서는 개가 시끄럽게 짖을 경우 개주인은 상당한 벌금 부담을 떠안게 될 전망이라고 1일(현지 시간) 시카고 트리뷴이 보도했다.

이날 시카고 시의회 소위원회는 '지나친 소음'으로 이웃들에게 '불필요한 폐'를 끼치는 개의 주인에게는 하루에 50 달러에서 250 달러까지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는 내용의 조례를 승인했다.

이 조례는 "반복되거나 습관적으로 짖거나 낑낑거림" 등 개들이 내는 소리가 최소한 10분 이상 지속되거나 늦은 밤 간헐적으로 이어질 경우, 그리고 이 같은 개들의 소리 음량이 100피트 이상 떨어진 곳에서 평균 대화 수준보다 클 경우를 위반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또한, 이 조례는 개들을 주요 대상으로 삼고 있으나 다른 동물들에게도 적용될 수 있다.

일리노이주 사상 처음으로 현직 주지사에서 탄핵으로 물러난 라드 블라고예비치 전 일리노이 주지사의 장인인 33지구 리처드 멜 시의원과 함께 이 조례를 공동 발의한 40지구의 패트릭 오코너 시의원은 "이 조례는 개를 반대하는 조례가 아니라 개주인들의 책임감을 요구하는 것이다.

개들이 짖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지만 만약 주인이 개가 종일 짖도록 방치하는 것은 주변 이웃의 평화를 방해하는 무책임한 행위" 라며 "이제 이 조례에 의해 경찰이 적절한 조치를 취할 법적 근거가 마련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시카고에서는 개들의 지나친 소음에 대한 신고가 접수되더라도 경찰이나 동물보호소측이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관련법이나 조례가 없었다.

이미 시카고 경찰과 소방서로부터도 승인을 받은 이 조례가 앞으로 시의회의 전체 투표를 통해 최종 승인돼 시행될 경우 시끄러운 개의 주인들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나 동물보호소측의 결정 혹은 주변 이웃 3가구에서의 불만신고에 의해 개들이 조용해질 때까지 날마다 상당한 금액의 벌금을 물게 된다.

오코너 위원은 "우리 집에도 딸들의 애완견 두 마리가 살고 있다.

이 개들은 크기가 작고 많이 짖기 때문에 이번 조례의 적발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하지만 만약 내가 개들을 집밖에 내놓고 수 시간 동안 내리 짖도록 놔둔다면 정말 무책임한 개주인이라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왜 개들이 그렇게 짖는지 원인을 찾고 적절한 훈련과 운동을 시키는 것은 이웃들뿐 아니라 애완견들을 위해서도 중요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 같은 조례에 대해 상당수의 시카고 주민들은 "진작 이런 조례가 나왔어야 했다.

이웃의 시끄러운 개 때문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는데 이제 개주인들은 돈이 아까워서라도 정신을 좀 차릴 것", "일부 무책임한 개주인들로 인해 선량한 개주인들까지 욕먹는 일이 줄어들 것", "이제는 동물로 인해 고통받는 인간들의 권리도 보장되어야 할 시점" 등 강한 지지 의견을 보였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개가 짖는 것을 인력으로 어떻게 막는가", "노력을 해도 계속 개가 짖을 경우 정든 애완견을 내다버리거나 이사를 하란 말인가.

말도 안 되는 쓸데 없는 조례" 등 반대의견도 만만치 않게 제시됐다.

(시카고연합뉴스) 이경원 통신원 kwchris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