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016년 하계올림픽의 시카고 유치를 위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총회가 열리는 덴마크 코펜하겐을 직접 방문, 유치 홍보에 나서기로 한데 대해 야당인 공화당이 "대통령이 산적한 국내현안을 팽개치고 시카고 시장이나 할 일을 대신한다"며 비난을 퍼부었다.

30일 미국의 정치전문지 폴리티코에 따르면 공화당의 존 베이너 하원 원내대표는 오바마 대통령이 부인 미셸 여사와 함께 다음달 2일 코펜하겐을 방문키로 한데 대해 "시카고의 올림픽 유치 지원은 좋은 생각이기는 하지만 그는 시카고 시장이 아니라 미국의 대통령"이라면서 "대통령의 관심이 모야져야 할 곳은 미국민에게 직접 영향을 미치는 국내의 중차대한 문제들"이라고 말했다.

건강보험 개혁을 비롯한 국내 주요 현안들을 제쳐놓고 한가하게 유럽 출장에 나설 때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에 앞서 공화당 전국위원회의 마이클 스틸 의장도 오바마 대통령이 경제문제와 실업사태, 건강보험 개혁 등 국내의 현안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면서 이번 덴마크 방문을 "불필요한 여행"이라고 비판했다.

당초 백악관은 오바마 대통령의 덴마크 방문 계획이 확정되기 전까지만 해도 건강보험 개혁법안 처리에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덴마크 방문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혀왔기 때문에 공화당의 공세도 일면 타당한 측면이 없지 않다.

일각에서는 시카고의 올림픽유치 조직위원회 인사들 가운데 일부가 오바마와 절친한 사이여서 오바마가 이들을 위해 금쪽같은 시간을 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워싱턴의 정치분석가들은 시카고가 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될 경우 오바마로서는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호재가 되겠지만 직접 코펜하겐을 찾아 IOC 위원들을 상대로 로비전을 펼치고도 올림픽 유치에 실패할 경우에는 적잖은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s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