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짖지 않는 감시견(워치독)이라는 굴욕적인 비판에 시달리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27일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위기가 일어날 때 감독기구인 FRB는 짖으려고조차 하지 않았다'는 기사를 통해 FRB가 부실한 감독정책으로 서브프라임 사태를 수수방관,이번 금융위기가 초래됐다고 보도했다. WP는 예컨대 1999년부터 웰스파고와 씨티그룹이 시카고 시내 서쪽과 남쪽 지역의 흑인과 히스패닉 주민들을 겨냥해 높은 이자를 물리는 차별적인 모기지 영업을 하고 있다는 보고서를 받았으나 무시했다고 지적했다. 에드워드 그램리치 전 FRB 이사는 "감독의 필요성이 적은 프라임(우량 대출) 시장은 감독이 많았고,감독이 절실한 서브프라임 시장은 아무런 감독도 없이 대부분의 대출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법은 있지만 담당지역을 순회하는 경찰이 없는 도시와 같았다"고 비유했다.

미 재무부 출신인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 총재도 이날 FRB가 금융위기를 예방하지 못했다는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그는 미리 배포한 존스홉킨스대 연설 요약본에서 "신경제 체제에서 리스크가 누적되는 것에 미리 대응하지 못한 각국 중앙은행들은 감독기구로서 붕괴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그는 "때문에 대형 금융사 감독 권한을 재무부에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