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다음 달부터 시작될 신종플루 백신 접종에서 만일에 발생할지 모를 부작용을 신속히 추적하기 위해 사상 유례없는 대규모의 감시 체계를 가동한다.

백신 접종으로 인해 드물게 일어날 수 있는 진짜 부작용을 신속히 찾아내고, 접종과 함께 우연히 일어나는 사건들을 설명함으로써 백신 접종에 대한 잘못된 우려가 확산되는 것을 막겠다는 것이다.

미국 보건당국은 앞으로 몇 달 안에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이 신종플루 백신을 접종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보통 1억명 이하가 접종받는 계절성 독감 백신과 비교할 때 신종플루 백신은 사상 유례없는 대규모 접종이 되는 셈이다.

그러나 얼마나 많은 사람이 접종을 받느냐는 안전성에 대한 신뢰도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다른 돼지독감이 유행한 1976년에도 대규모 백신 접종이 있었으나 백신이 마비를 초래하는 길랑-바레 증후군(Guillian-Barre Syndrome)을 일으킨다는 보고가 있은 후 접종을 꺼리는 현상이 발생했었다.

당시 백신을 접종받은 4천500만명 중 500여건의 길랑-바레 증후군이 보고됐으나 사례가 너무 적어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보건당국은 이 같은 일이 재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 3가지 부작용 감시 체계를 가동할 예정이다.

하버드대 의대 연구진은 5천만명의 정보가 담긴 보험사 데이터베이스를 전국의 백신등록시스템과 연계해 접종 후 수 주일 동안 백신 접종자들이 병원을 찾는 횟수와 이유를 실시간으로 추적할 계획이다.

또 존스홉킨스대는 최소 10만명 이상의 백신 접종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접종 후 증상들을 점검하고 이상 증세가 있으면 연구자들이 즉시 조사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백신 접종자들에게 접종 후 부작용 의심 증세가 나타날 경우 백신 부작용 보고시스템에 보고하는 방법을 안내하는 카드를 배포할 예정이다.

존스홉킨스대 백신안전성연구소 닐 핼시 소장은 "신종플루 백신에 어떤 특별한 문제가 있을 것으로 생각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신종플루 백신이 지금까지 별다른 부작용 없이 수억명에게 사용된 계절성 독감 백신을 약간 변형한 것일 뿐 아니라 수천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도 뚜렷한 부작용이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건당국은 이번 신종플루 백신이 예전과 달리 어린이들과 임산부에게 대규모로 접종된다는 점에 주목, 부작용 감시 체계를 통해 부작용 의심 사례를 철저히 감시한다는 방침이다.

하버드대 리처드 프랫 교수는 대규모 감시체계를 통해 백신을 접종받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를 신속하게 비교할 수 있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모든 의료제품의 안전성을 신속하게 모니터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scitec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