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정상이 상세한 내용까지 챙겨야"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이 최근 핵무기 없는 세계를 만들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이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자신의 과거 경험을 토대로 미.러 정상에게 훈수를 했다.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25일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에서 국제사회의 비핵화 노력이 진전을 이루고 있지만 이런 노력이 실제로 성공할지 여부는 미국과 러시아에 달려 있다며 양국 정상들에게 조언을 했다.

국제사회의 비핵화 노력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7월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 양해각서에 서명해 양국이 무기 감축 노력을 지속키로 한데 이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전날 핵없는 세상을 향한 노력을 촉구하는 결의를 채택하는 등 최근 진전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1980년대부터 미국의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과 핵무기 감축 협상을 벌여 1991년 아버지 조지 부시 전 대통령과 START에 서명한 경험이 있는 고르바초프는 협상이 진정 성공하려면 "양국 정상이 협상을 면밀하게 지켜보며 때로는 아주 상세한 내용까지 파고 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나는 경험상 정치적인 중압감에 더해 기술적인 세부 내용까지 다뤄야 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잘 알지만 서로의 신뢰를 손상할 수 있는 오해를 막기 위해서는 꼭 그렇게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고르바초프는 미국과 러시아가 진정으로 무기 감축을 하고자 한다는 것을 세계에 보여주지 못하면 양국은 약속을 지키지 않은데 따른 비난과 함께 다른 나라들로부터 왜 핵을 가지면 안되느냐는 반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르바초프는 또 양국이 군축에서 진전을 이루려면 미사일 위협에 관해 공동 평가를 하자는 러시아의 제안을 미국이 받아들여 양국의 전문가들이 미사일 위협의 실상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이를 통해 양국의 핵 보유는 상호 억지를 위한 수준에서 자위에 필요한 최소 수준이라는 목표로 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ju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