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언론은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총리가 취임 이후 곧바로 미국을 방문, 유엔총회 연설과 미일, 한일 정상회담을 갖는 등 외교 무대에 공식 데뷔한 데 대해 상당한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일본 언론은 하토야마 총리가 취임 이전에는 미국 언론으로부터 반미적이라는 등의 비판을 받았으나 미일정상회담을 통해서 이런 우려를 일부 불식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아사히(朝日)신문은 25일 "하토야마 총리가 25일 새벽(한국 시간) 실시한 유엔 연설은 외교 정책이 부족했던 민주당의 선거 공약을 보충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새 정권 발족 이후 촉박한 일정 때문에 외무성과 조정을 거쳐 완성됐으며, 국제사회의 현실을 반영해 일부 궤도 수정을 한 흔적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신문은 하토야마 총리가 정권 교체의 의의를 강조하고 세계가 직면하는 곤란한 문제에 대해 "새로운 일본은 등을 돌리지 않을 것"이라고 했으며, 특히 연설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북한과의 관계에 많은 분량을 할애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문은 "민주당은 정권 공약에서 북한의 핵, 미사일 문제를 '결코 용인할 수 없다'고 명시했지만 북일관계를 어떻게 할지는 명시하지 않았다"며 "그러나 유엔총회 연설에서 제기한 비핵화 부분에 북일 평양선언을 기초로 국교정상화를 지향하겠다는 점을 표명한 것이 주목된다"고 지적했다.

평양선언은 2002년에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당시 총리가 방북,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회담을 갖고 국교정상화 협상 재개에 합의한 것이다.

요미우리(讀賣)신문은 사설에서 "하토야마 총리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미일 협조를 연출하면서 무난한 첫 대면을 했지만, 현안은 모두 뒤로 미뤘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미국측에서는 하토야마 총리의 '미국 이탈'에 대한 우려가 있었던 만큼 이번 회담으로 의혹이 어느 정도 불식됐는지와는 별도로, 양국 정상이 미·일 동맹의 중요성을 확인한 것은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신문은 "미·일 동맹을 강화하고 진정한 신뢰관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인도양에서의 해상자위대의 다국적군 함대 급유지원 활동 중지나 주일미군 재편 문제 등 이번에 거론하지 않았던 현안들에서 눈을 돌리면 안된다"며 "그런 점에서 오는 11월 오바마 대통령의 방일이 최대 고비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마이니치(每日)신문도 "하토야마 총리가 일련의 정상회담에서 각국 정상과 신뢰관계를 구축하는데는 그런대로 성공했다"며 "다만, 뒤로 미룬 현안들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지금부터 요구되고 있다"고 전망했다.

(도교연합뉴스) 최이락 특파원 choina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