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가 붉은색 '먼지 담요'에 뒤덮였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23일 호주 동부 일대에 사상 최악의 황사가 불어닥쳐 국제선 항공기와 선박 운항이 중단되는 등 혼란이 빚어졌다. 호주 기상청은 "뉴사우스웨일스주와 남호주에서 발생한 강한 돌풍이 내륙 사막 지역의 모래를 몰고 와 동해안에 집중포화를 퍼붓고 있다"며 "오전 현재 시드니에서는 순간 풍속이 시속 100㎞에 달하는 강풍이 불고 있다"고 밝혔다. 오전 7시께 붉은색을 띠던 황사는 해가 뜨자 점차 누런색으로 바뀌었다. 재난 당국은 이날 오전 시드니시 전역에 재난 경보령을 내렸다.

사상 유례 없는 황사로 소방서 등 관련 당국에는 '숨쉬기가 곤란하다'며 긴급 구조를 요청하는 전화가 빗발쳤고 호주 곳곳에선 산불이 발생했다. 한때 시드니에선 태양을 모두 가릴 정도의 두터운 황사층이 형성돼 가시거리가 불과 50여m로 줄어들었다.

로이터는 "세계에서 가장 건조한 나라 중 하나인 호주가 올해 엘니뇨 현상으로 극심한 가뭄을 겪으면서 최악 황사가 발생한 것"이라고 전했다. 또 석탄을 연료로 한 화력발전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호주의 전력시스템이 온난화를 가속화함에 따라 최악 가뭄과 황사 사태가 벌어졌다고 덧붙였다.

김미희 기자 icii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