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인터뷰서..2012년 대선 출마 배제 안 해

이스라엘은 이란을 공격하지 않을 것임을 러시아에 말했다고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밝혔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20일 크렘린궁 웹사이트에 공개된 미국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달 소치를 방문한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대통령과의 대화 내용을 공개하면서 "이스라엘은 평화적인 국가라면서 이란에 대한 어떤 공격 계획도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그런 공격은 상상할 수 있는 최악의 경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러시아가 이란과 군사 동맹은 아니지만 이것이 우리가 군사 협력을 하는데 전혀 무관심하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달 초 비밀리에 모스크바를 방문해 자신과 회담한 사실을 시인했다.

그는 "네타냐후 총리가 방문 사실을 감추고 싶어했는데 왜 그들이 그랬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당시 이스라엘 당국은 네타냐후 총리의 러시아 방문 사실을 부인했지만 일부 언론은 그가 러시아의 S-300 미사일을 포함한 러시아의 대(對)이란 무기 수출 문제를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는 이란에 S-300 미사일 수출 계약에 동의한 상태지만 이스라엘은 이란이 러시아제 무기를 자국 핵시설 방어에 사용할 것을 우려하면서 러시아에 미사일 공급을 하지 말 것을 요구해 왔다.

또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최근의 2012년 대선 출마 논란과 관련, "모든 것이 좋다면 왜 안 되겠느냐?"며 재선 도전 의사를 재차 확인했다.

그는 특히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와 같은 신념을 갖고 있으며 출마 여부는 그와 협의해 결정할 것"이라면서 "(푸틴 총리와) 교육적으로 같은 배경이 `같은 피'를 의미한다면 그것은 절대적으로 옳은 소리다"라고 말했다.

푸틴 총리는 지난 11일 "대선 출마를 아직 결정하지 않았으며 그 문제는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함께 생각할 것이며 각자의 계획이나 정치적 환경 등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메드베데프와 경쟁하지 않을 것이며 2012년 전에 의견 일치를 볼 것인데 우리 둘은 피(출신)가 같고 정치관을 공유하고 있기에 어렵지 않게 합의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닷새 후 메드베데프 대통령도 "2012년 대선에 나가는 것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며 "푸틴과 논의할 문제며 책임 있는 사람으로서 우리는 합의를 찾아야 한다"고 밝히면서 러시아 정치권력 구도를 두고 갖가지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CNN 인터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임기 동안 내가 약속을 한 것을 모두 이뤄내는 것"이라면서 출마 여부와 관계없이 소임을 다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이와 함께 그는 "푸틴 내각을 해산할 계획이 없다"면서 "이 정부와 푸틴 총리와 일하는 것이 너무도 편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최근 자신이 러시아 정치와 경제 상황에 대해 회의적 발언을 한 것과 관련, "푸틴 총리 집권 기간 이 모든 부정적 요소들이 나타났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고 말해 푸틴 지지 세력의 반발을 의식한 듯한 인상을 풍겼다.

그는 "내가 언급한 것은 지난 10년 간의 문제가 아니다.

러시아가 자원 의존형 경제가 된 것은 푸틴이나 내가 만든 것이 아니다.

그것은 1960년대와 1970년대 러시아가 자원을 개발하기 시작할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자원 개발 그 자체가 나쁘다는 것이 아니며 오직 한 부문을 편중해서 발전시켰다는 것이 유감스러운 일이다"고 지적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지난 주 한 정치 전문가 모임에서 기업가와 공무원이 부패에 찌들어 있고 자원 의존형 경제는 러시아 경제 자생력을 훼손한다면서 정치와 경제 부문에서 개혁의 시급성을 역설했다.

한편,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미국과 협상 중인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1) 후속 협정이 올해 안에 체결될 수 있을까를 묻는 말에 "매우 높다"고 답했다.

양국 정상은 지난 7월 모스크바 정상회담에서 후속 협정을 연내 마련키로 합의했으며 내주 뉴욕 회동에서도 이란 핵 프로그램과 최근 미국이 발표한 동유럽 미사일방어(MD) 계획 철회 등의 문제를 다룰 것으로 알려졌다.

(모스크바연합뉴스) 남현호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