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어머니인 여왕 모후는 찰스 왕세자와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결혼 생활의 실패를 대중에게 공개했을 때 "정말로 혐오스러웠다"고 고백했다.

2002년 3월 101세의 나이로 서거한 여왕 모후는 17일 출판된 전기에서 손자인 찰스 왕세자가 1994년 텔레비전 인터뷰에서 카밀라 여사와의 혼외정사를 고백한 것에 대해 안타까워했다.

여왕 모후는 또 왕실 출입기자였던 앤드루 모튼이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무너져가는 결혼 생활과 왕실 가족들의 생활을 쓸 수 있도록 옆에서 도와준 다이애나 비에 대해 "매우 충격을 받았다"며 마음이 상했다고 고백했다.

여왕 모후는 1990년대에 녹음돼 왕실 서고에 보관된 인터뷰에서 "결혼 생활에 대해 떠드는 것은 언제나 실책"이라며 "대중 앞에 집안의 수치를 그대로 드러내는 그런 행동은 정말로 혐오스럽다"고 말했다.

1981년 결혼한 찰스 왕세자와 첫 번째 부인 다이애나는 1992년 별거에 들어갔고, 1996년 이혼했다.

왕실의 의뢰로 전기를 쓴 윌리엄 쇼크로스는 모후가 다이애나 왕세자비를 버리지 않았지만, 찰스 왕세자에게도 자신이 할 수 있는 감정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고 말했다.

여왕 모후는 또 결장암에 걸려 1996년 12월 종양을 제거하기 위해 90분 동안 수술을 받았다고 공개했다.

당시 왕실은 모후가 부분적인 장 폐색으로 복부 수술을 받았다고만 밝혔었다.

영국 왕위를 버리고 이혼녀 심슨을 택한 남편의 형 윈저공에 대해서는 "그는 사랑에 완전히 빠졌던 것 같다"며 "엄청난 충격"이었고 "끔찍하고 쓰라린 타격"이었다고 말했다.

이 전기는 스코틀랜드 백작의 딸인 모후가 왕실 가문과 결혼한 후 윈저공의 폐위로 동생인 남편이 조지 6세로 왕위에 오른 이야기, 제2차 세계대전 때 독일군 공습 중 버킹엄궁을 꿋꿋하게 지킨 이야기, 남편 사망 후 50년 동안 여왕 모후로서 한 역할 등을 담고 있다.

(런던 AFP=연합뉴스) k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