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미 외교정책 "엄청난 변화" 평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동유럽의 미사일 방어(MD) 계획을 철회한 것은 "전임 부시 행정부에 비해 조심스럽고 유연한 외교정책을 채택하려는 것"이라고 영국 BBC 인터넷판이 17일 평가했다.

BBC는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결정이 "미국의 외교, 국방정책에서 엄청난 변화"라며 거듭 의미부여를 한 뒤 오바마 대통령은 이란이 미국 본토까지 도달할 장거리 탄도미사일보다 유럽까지 닿을 수 있는 미사일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는 조언을 들었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또 러시아는 동유럽 MD 계획에 따른 대미(對美) 강경노선으로 효과를 봤다고 느낄 것이라면서 이번 결정으로 양국관계가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러시아가 이란에 대한 제재 강화에 동의할지, 핵무기 및 미사일 군축협상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올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방송은 아울러 오바마 행정부가 미사일방어시스템의 성능에 의문을 표해온 전문가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있기 때문에 단거리 미사일 방어를 선호하는 한편 확실한 정보가 없는 한 이란 핵시설을 공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BBC는 이어 MD 시스템 구축에 많은 투자를 해온 폴란드와 체코 등 동유럽 강경파가 이번 결정에 실망할 것이라며 미국은 이제 전방위 MD 전략에서 이스라엘과 애로우 미사일 개발 협력, 일본 근해 이지스함 배치 등 지역 중심의 단거리 방위로 강조점을 옮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함보현 기자 hanarmdr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