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역에 산재해 있는 2천여개 군소공항이 여객수송 기능을 거의 하지 못한 채 세금 먹는 하마로 전락하고 있다고 `유에스에이(USA) 투데이'가 17일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정기적으로 운항하는 여객기가 한편도 없는 군소 일반공항의 수는 미국 전역에 모두 2천834개. 이중 일주일에 두세 차례만 항공기가 이착륙하고 나머지는 활주로가 텅 빈 채 있는 공항이 상당수에 달한다.

한 예로 1천100만달러의 연방정부 예산으로 건립된 켄터키주 윌리엄스버그-휘틀리 카운티 공항의 경우 5천500피트의 활주로와 현대식 시설 등을 갖추고 있지만 공항 이사장의 2인승 세스나 경비행기 등 일부 지역 유지들만 사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하루에 보통 2-3대의 소형 항공기가 이용하지만 어느 날은 이착륙하는 비행기가 한 대도 없을 때도 있다.

하지만 소형 군소공항의 건립과 유지를 위해 막대한 세금이 낭비되고 있다.

연방정부는 현재 미국에서 판매되는 모든 항공기 티켓에 7.5%의 판매세 그리고 1회 운항시마다 3.6달러의 비용을 부과해 연간 수십억달러의 기금을 `공항 개선프로그램' 명목으로 조성해 군소공항 건설 및 유지비로 보조하고 있다.

항공기 티켓에 부과되는 세금은 200달러 왕복 티켓의 경우 29달러에 달할 정도로 엄청나다.

미 의회는 지난 28년간 시행돼온 `공항 개선프로그램' 보조금 중 151억달러를 여객 수송률이 0%인 군소공항에 배정했다.

또 민간 여객기들이 일부 이용하지만 대부분은 기업 전용기 등 사적인 용도로 사용되는 소형 공항에도 110억달러의 보조금이 배정됐다.

반면 미국 여객 수송률의 69%를 담당하는 139개 대형 상업용 공항에는 131억달러의 보조금을 지원했다.

군소공항의 경우 기업 전세기나 휴가용 경비행기들이 주로 이용하지만 연방 의원들도 지역구 방문을 위해 적극 이용하고 있다.

지난 2001-2006년 기간에 연방 의원들은 기업의 전세기를 모두 2천154회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고, 어떤 때는 로비스트와 함께 군소공항을 이용하기도 한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일부 특권층들만 이용하는 군소공항을 위해 귀중한 보조금을 낭비하지 말고, 활주로와 관제 시스템이 포화상태에 달해 승객들의 공항 대기시간이 늘어나는 대형 공항에 보조금을 집중 배정해야 한다는 지적도 계속되고 있다.

특히 미 전역의 2천800여개 군소공항중 절반 정도는 반경 20마일 이내에 다른 공항이 위치해 있어 세금낭비라는 지적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의회는 그러나 이런 비판에도 `공항개선프로그램'을 위한 연간 보조금 규모를 1982년이후 10배로 늘렸다.

이에 따라 지난 99년에 4억7천만달러 규모이던 보조금은 2007년에는 10억달러로 늘어났으며, 올해는 12억달러의 보조금이 군소공항에 배정될 예정이다.

특히 미국에 현재 23만1천여대의 개인 항공기가 있지만 같은 기간 개인 항공기의 이용실적은 19%나 줄어든 상황에서 군소공항에 막대한 투자가 계속되고 있는 셈이다.

지방항공사인 `메사'의 최고 경영자인 조나선 온스타인은 "일반 승객은 하나도 없는 군소공항의 활주로 건설과 유지를 위해 수십억달러의 보조금을 지원하는 것은 그야말로 낭비"라고 비판했다.

(애틀랜타연합뉴스) 안수훈 특파원 a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