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15일 2012년 대통령 선거에서 재선에 도전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모스크바에서 열린 러시아 정치 전문가 모임인 발다이포럼에 참석해 현 러시아 정치·경제 상황을 언급하면서 “2012년 대선 출마를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메드베데프 대통령은 “푸틴 총리가 여론조사에서 높은 지지율을 얻고 있지만 나도 그렇게 나쁘지 않다”며 여론 조사에 대해서는 개의치 않겠다는 뜻도 비쳤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자신의 정치적 대부인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가 지난주 2012년 대선 출마 의사 있음을 넌지시 비친 뒤 나온 것으로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푸틴 총리의 정치적 그늘에서 벗어나 두 사람간 권력투쟁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앞서 푸틴 총리는 지난 11일 발다이 회원들을 초청한 자리에서 2012년 대선에 대해 “아직 결정하지 않았지만 메드베데프 대통령과는 경쟁하지 않을 것”이라며 출마 의사를 간접적으로 표명했었다.푸틴은 2000∼2008년 대통령으로 일하다가 지난해 고향인 상트페테르부르크 후배이면서 1990년대부터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메드베데프에게 대통령직을 물려주고 총리로 자리를 옮겼었다.

한편 이타르타스 등 러시아 주요 관영매체들은 발언의 민감성을 의식한 듯 재선도전 가능성 발언을 생략한채 발다이포럼에서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경제개혁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는 사실만 상세히 전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