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15일 연합뉴스와 일본 교도통신 공동인터뷰에서 밝힌 아키히토(明仁) 일왕의 방한은 과거 정권에서도 심심찮게 등장했던 이슈다.

일왕의 방한이 처음 거론된 것은 노태우 대통령 재임시절이었다.

노 대통령은 1988년 올림픽 이후 일본 방문과정에서 일왕을 만나 방한의사를 타진했으나 이후 별 진전을 거두지 못했다.

김영삼(YS) 전 대통령도 취임 이후 군사정부와의 차별성을 위해 일왕 방한을 추진했으나 종군위안부 문제 등이 불거지면서 성사되지는 않았다.

일왕의 방한에 가장 의욕을 보였던 것은 고(故) 김대중(DJ) 전 대통령이었다.

김 전 대통령은 대통령 후보시절부터 한.일 과거사 문제를 종결한다는 방침하에 일왕의 방한 문제에 대해 긍정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대통령 당선 직후인 1998년 1월 일본이 일방적으로 한.일 어업협정을 파기하자 김 전 대통령은 일본 정부의 방침을 비난하면서 "일본과의 관계를 다시 세우려는 목적으로 일왕의 방한을 위한 여건을 만들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유감스럽다"고 밝혔다는 후문이다.

이에 따라 일왕의 방한 추진은 물건너가는 듯했으나 김 전 대통령은 당시 하시모토 류타로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일왕의 방한 문제를 다시 거론했다.

특히 김 전 대통령은 1999년 한.일 각료 간담회 참석차 제주도를 방문한 오부치 게이조 당시 일본 총리에게 "앞으로 오부치 총리와 협력해 아키히토 일왕 방한과 월드컵의 성공적인 공동개최를 이루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당시 2002년 한.일 월드컵 개막식에 아키히토 일왕의 방한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으나 결국 일본 정부의 반대로 성사되지는 않았다.

(서울연합뉴스) 노효동 기자 rh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