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가 중남미에서 네 번째로 일본의 디지털 TV 방식을 공식 표준으로 채택했다. 이에 따라 일본 가전업체들이 남미 TV 시장을 휩쓸 가능성이 커졌으며 국내 기업들로선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미첼 바첼레트 칠레 대통령은 14일 기자회견을 열어 일본이 개발한 ISDB-T 방식을 자국의 디지털 TV 방송 표준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칠레는 내년부터 ISDB-T 방식으로 디지털 방송 프로그램을 전송하기 시작해 앞으로 8~10년 내 디지털화를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미국과 유럽 방식의 디지털방송 표준이 전 세계를 양분하는 가운데 칠레는 △저렴한 로열티 △주변 국가들과의 호환성 △일본과 브라질의 적극적인 로비 등의 이유로 ISDB-T를 최종 선정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중남미에서 일본식 디지털 TV 표준을 채택한 나라는 브라질 페루 아르헨티나에 이어 칠레가 네 번째다. 베네수엘라 에콰도르 볼리비아 파라과이 등 다른 중남미 국가들도 ISDB-T 방식에 관심을 보이고 있어 라틴아메리카 대륙 전체가 일본식 디지털 방송 시스템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