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증 위험 시비로 점차 퇴출..국산 700만도스에는 안쓰여

다국적 기업의 신종플루 백신과 일부 국산 제품에 수은계 방부제가 사용된 것으로 드러나 안전성 논란이 일지 주목된다.

12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연말까지 300만도스(1회 접종량)가 수입될 다국적제약사의 신종인플루엔자 백신에는 수은계 방부제 '치메로살'이 함유된 것으로 확인됐다.

국산 백신 가운데는 초기 공급물량 700만도스를 제외한 나머지 물량에 같은 방부제가 쓰일 예정이다.

치메로살은 백신 병 1개에 여러명분의 약을 담을 때 미생물 번식을 방지하기 위해 사용하는 백신 방부제다.

이 방부제는 분자구조에 수은이 들어 있어 안전성 논란이 계속됐으며 2000년대 초반에는 영유아 자폐증과 연관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후 미국 정부의 역학조사 결과 치메로살이 자폐증의 위험을 높인다는 근거는 발견되지 않았으며 세계보건기구(WHO)도 치메로살을 사용하는 데 안전성 문제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수은계 방부제라는 '오명' 때문에 우리나라를 비롯한 각국 규제당국은 백신의 치메로살 농도를 낮추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왔다.

올겨울 공급될 '수은계방부제 백신'에 대해 안전성 논란이 일지 보건당국으로서도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는 부분이다.

다행히도 녹십자가 생산하는 국산 신종플루 백신 가운데 면역증강제가 들어 있지 않은 초기 생산물량(700만도스)은 치메로살이 들어 있지 않다.

보건당국은 18세 이하에는 면역증강제가 들어 있지 않은 국산 백신을 접종한다는 계획이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백신에 사용되는 저농도 치메로살은 위험하지 않다"면서도 "영유아 등 18세 이하는 방부제가 들어 있지 않은 국산 백신을 접종할 것이므로 영유아 안전성 논란은 국내에서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편 치메로살의 안전성 논란을 조장했던 다국적 제약사들이 다량의 백신이 필요해지자 태도를 바꿔 '방부제 백신'을 공급하는 행태는 업계의 빈축을 사고 있다.

특히 업계에서는 그동안 글로벌 백신기업들이이 치메로살 안전성 논란에 편승, 이를 여론화 하는 전략을 펼쳐 국산 백신기업에 피해를 끼쳤다는 시각이 팽배하다.

국내 제약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백신기업의 신종플루 백신은 대체로 치메로살을 사용하는 것으로 안다"며 "치메로살에 마치 큰 위험이라도 있는 듯한 정보를 흘리던 다국적 제약사들이 정작 자신들의 신종플루 백신에 대해서는 뭐라 말할지 궁금하다"고 꼬집었다.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tr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