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D.C. 교통통제 등 한때 `패닉'

9.11 테러발생 8주년인 11일 미국 워싱턴D.C. 포토맥강에서 해안경비대가 의심선박을 발견하고, 발포했다는 언론보도는 해안경비대의 훈련을 실제 상황으로 오인한데서 비롯된 소동으로 드러났다.

CNN방송은 이날 오전 10시께 "포토맥강에서 의심선박에 총격이 가해졌다"는 소식을 긴급뉴스로 보도하면서 30분 넘게 포토맥강의 현장모습을 배경화면으로 사용한 것은 물론 국방부와 국토안전부 담당기자를 생방송으로 연결해 이날 사건을 긴박하게 전했다.

CNN방송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포토맥 강변에 있는 국방부에서 거행될 9.11 테러 8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기에 바로 앞서 `발포 사건'이 일어났다며 정규뉴스를 중단한 채 이 사건을 집중 보도했다.

그러나 AP통신을 비롯한 다른 언론들은 해안경비대 및 연방수사국(FBI) 당국자들에 대한 취재를 통해 이날 발포사건이 사실은 해안경비대의 훈련이었다고 보도했다.

키스 무어 해안경비대장은 해안경비대가 훈련을 실시했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훈련과정에서 발포는 없었다고 밝혀 최대 10발의 총격이 가해졌을 것이라는 언론의 초기 보도를 부인했다.

미 언론들은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의 국방부 방문 직전에 훈련이 이뤄진 점을 지적하면서 왜, 누가 이런 훈련을 결정했는지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포토맥강에서 발포가 있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백악관으로 이어지는 워싱턴D.C.의 주요도로가 차단돼 시내 교통이 큰 혼잡을 빚었으며, 9.11 테러 유사사건을 연상시키는 CNN의 보도로 워싱턴 일대는 한때 패닉상태였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워싱턴연합뉴스) 고승일 특파원 ks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