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11일 "위안화가 진정한 국제통화가 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혀 무리하게 위안화 국제화를 추진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원 총리는 이날 랴오닝성 다롄에서 열리고 있는 하계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에서 위안화의 기축통화화 문제와 관련,"지금 어떤 시간표도 생각할 수 없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 국가의 통화가 국제적으로 승인받아 주요 통화가 되느냐는 그 나라의 경제실력을 감안해 시장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 총리는 위안화가 되도록 많은 국가들의 인정을 받아 통용되기를 원하지만 위안화 국제화를 추진하는 데 있어 중국은 자신의 실력을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이 아직 개발도상국이라는 점에서 위안화가 기축통화가 되거나 국제화하려면 앞으로도 긴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원 총리는 또 중국이 아직 출구전략을 얘기할 수 있는 시기가 아니며 경기부양책을 지속해야 할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경기 회복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건 분명하지만 내부적으로 많은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며 "지금은 경기 회복 추세를 더욱 안정적으로 만들어야 할 때이지 정책을 변화시킬 시점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세계 각국의 정 · 재계 지도자 1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는 이번 다보스포럼은 '녹색 성장'을 주요 의제로 12일까지 계속된다. 클라우스 슈바프 세계경제포럼(WEF) 회장은 "정부와 기업 시민단체들은 기술개발을 통한 재도약이란 키워드로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이번 포럼에서 이 같은 인식 공유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발표된 국가별 글로벌 경쟁력 순위에서 스위스가 미국을 제치고 처음으로 1위에 올랐다. 미국은 금융시장의 불안으로 2위로 내려갔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