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공약대로라면 몇 년 뒤에 '하토야마 불황'이 올 수 있다. "

일본 민주당의 경제정책 브레인으로 알려진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와세다대 교수가 최근 이같이 경고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10일 보도했다. 사카키바라 교수는 지난 9일 도쿄 일본기자클럽 강연에서 민주당이 올 회계연도 추경예산을 원칙적으로 집행 정지하기로 방침을 정한 데 대해 "공적 수요가 크게 감소해 (이대로 가면) 몇 년 뒤에 '하토야마 불황'이란 말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사카키바라 교수는 경기대책과 관련,"새로운 국채를 10조엔(약 130조원)가량 발행해 추가 경기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대책을 앞으로 한 달 안에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새 정부가) 경기대책을 감액 조정하면 경제가 엉망이 될 것"이라면서 월 2만6000엔의 자녀수당과 고속도로 무료화 등의 총선 공약을 앞당겨 실시할 것도 요구했다. 이어 민주당의 예산 낭비 요인 근절 방침과 관련,"4년간에 걸쳐서 줄이면 된다"며 "당장 내년 예산부터 100% 재검토할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

사카키바라 교수는 옛 대장성(현재 재무성) 재무관(외환담당 차관보) 출신으로 1990년대 중반 국제금융국장 시절 엔화 환율 안정을 위해 강도 높은 시장개입을 단행해 국제금융계에서 '미스터 엔'이란 별명을 얻기도 했다.

한편 하토야마 정부의 재무상에 내정된 후지이 히로히사 당 최고고문은 10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1630억달러 규모에 달하는 현 정부의 대규모 경기부양 예산을 대폭 삭감하겠다"고 밝혔다. 1990년대 대장상을 역임했던 후지이 고문은 "경기부양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의 긴급 경기부양이 가치가 있는지 의문이 든다"며 "대폭 삭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