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보유국이 자원을 무기화하고 중국 인도 일본 등이 세계 각국을 돌며 에너지 자원을 싹쓸이하는 상황에서 한국은 과연 어디서 돌파구를 찾아야 할까. 유력한 대안 중 하나가 북한이다.

북한에는 금 철 구리 몰리브덴 아연 등 잠재가치가 높은 광물자원이 다양하게 매장돼 있다. 남북 관계 추이에 따라 대북 자원개발을 남북한 경제협력의 큰 테마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북한에는 국토의 80%에 걸쳐 약 360종의 지하자원이 매장돼 있다. 전체 부존자원의 잠재가치는 약 410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삼정KPMG경제연구원은 추산했다.

이 가운데 현재 경제적으로 유용성을 갖고 있는 자원은 40여종인데 그 중에서 마그네사이트 중석 몰리브덴 흑연 중정석(황산 바륨) 형석 등은 매장량이 세계 10위권이다. 특히 마그네사이트는 매장량이 세계 1위로 60억t에 달하며,우라늄도 총매장량 2600만t에 채굴 가능량만 400만t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나머지 300여종의 광물 중에서도 언제 어떤 식으로 경제성이 높아질지 알 수 없는 희귀금속이 수두룩하다.

현재 북한 보유 자원의 거의 대부분은 중국이 가져가고 있다. 북한이 중국에 수출하는 5대 품목은 무연탄,철광석,선철,합금철 등으로 전체 수출품 가운데 광산물 비중이 50%를 넘고 있다. 개발 투자에도 '혈맹관계'를 내세운 중국이 가장 적극적이다. 무산 철광, 혜산 동광, 용등 탄광, 용흥 몰리브덴광, 은파 아연광, 상농 금광 등에 대한 50년 개발권 임차 및 독점 계약을 맺어 놓고 마음껏 캐가고 있다.

영국 독일 스웨덴 프랑스 등 유럽국가들까지 북한의 자원에 정성을 쏟고 있다. 2004년 영국의 아미넥스는 탄화수소 탐사 및 생산시 독점권을 준다는 협정을 북한과 체결했다. 콜린 맥아스킬이라는 영국의 사업가는 "북한은 풍부한 지하자원을 보유하고 있지만 자금과 기술,자본운용 능력의 부족으로 개발에 어려움이 많다"며 5000만달러 규모의 '조선펀드' 조성에 나서기도 했다.

독일과 스웨덴은 각각 평안남도 동창 광산의 형석 개발,함경남도 검덕 광산의 아연 개발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프랑스의 라파즈 그룹도 평양 상원시멘트 지분의 50%(1억1500만달러어치)를 갖고 있는 이집트 오라스콤 시멘트 사업부문을 인수하기도 했다.

민간연구소 한 관계자는 "북한 지역의 광물은 운송료 부담이 적다는 점에서 우리 기업들이 굉장히 유리한 조건"이라며 "안정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 북한을 믿을 수 있느냐가 관건이기는 하지만 중장기적 관점에서 가장 이상적인 경제협력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