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장소에서 바지를 입었다는 이유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수단 여성이 이를 이행하지 않아 교도소에 갔다고 영국 BBC 뉴스 인터넷판이 8일 보도했다.

변호인은 수단의 여성 언론인이자 유엔 직원인 루브나 아흐메드 알-후세인이 벌금 200달러를 내 "이 판결에 어떤 합법성도 부여하고 싶지 않다"면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알-후세인은 지난 7월 수도인 하르툼의 한 레스토랑에서 '단정치 못한 옷차림', 즉 바지를 입은 혐의로 다른 여성 12명과 함께 경찰에 체포돼 재판을 받았다.

이들 여성 가운데 10명은 태형 10대의 약식 처벌을 받고 풀려났으나 알-후세인과 다른 여성 2명은 정식 재판을 요구, 여성의 옷차림을 지나치게 규제하는 이슬람식 법 조항에 반기를 들었다.

특히 알-후세인은 면책권이 있는 유엔 직원직까지 사임하고 재판에 나서면서 이번 사건이 수단 여성의 권리를 찾기 위한 시험대가 되길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

알-후세인측 나빌 아디브 변호인은 의뢰인이 부당한 대우를 받았고 자신을 변호할 적절한 기회를 받지 못했다고 여긴다며 항소법원과 헌법재판소에 모두 항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녀의 또 다른 변호인인 카말 오마르는 의뢰인이 옴두르만에 있는 여성 교도소에 수용됐다고 전했다.

수단 형법 제152조는 공공 도덕을 위반하거나 음란한 옷차림을 한 사람을 태형 40대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앞서 알-후세인의 재판이 열린 지난 7일에는 그녀를 지지하는 시위를 벌이던 여성 40여 명이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으나 곧 보석으로 풀려났다.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e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