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돌프 히틀러, 사담 후세인, 이오시프 스탈린. 악명 높은 3명의 독재자가 에이즈 예방 캠페인에서 또 한 번 악역을 맡았다.

독일의 에이즈 관련 시민단체 레겐보겐(Regenbogen)은 12월 1일 '세계 에이즈의 날'을 앞두고 광고업체 다스 코미티(das comitee)에 의뢰해 히틀러와 후세인, 스탈린 캐릭터를 담은 3종의 포스터를 만들었다고 6일(현지시각) 텔레그레프지가 전했다.

광고 제작사 측은 피임을 하지 않는 섹스의 위험성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다시 불러일으키기 위해 충격적인 묘사를 동원했다고 밝혔다.

특히 히틀러의 경우 그를 담은 TV광고를 따로 제작, 이번 주부터 전파를 탈 예정이다. 광고 내용을 보면 젊은 남녀의 정사 장면을 수 분간 보여준 후 남성이 얼굴을 들자 히틀러와 똑같이 닮은 얼굴이다.

이 광고는 끝부분에 "에이즈는 대량학살자입니다. 자신을 스스로 지킵시다"라는 자막을 보여주며 히틀러를 출연시킨 이유를 알려준다. 또 성적인 장면이 묘사된 관계로 밤 9시 이후에만 전파를 타게 됐다.

광고 제작사 측은 "에이즈가 매일 수 많은 사람을 살해하고 있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독일에서 히틀러는 악마의 모습을 보여주는 데 사용할 수 있는 가장 추악한 얼굴"이라고 밝혔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