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저녁 몽콕서 화학물질 투척사건..11명 부상

홍콩 도심 쇼핑가에서 화학물질을 이용한 테러사건이 잇따라 발생, 시민들과 관광객들을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

6일 저녁 까우룽(九龍) 몽콕(旺角)의 쇼핑거리인 `여인가'(女人街)에서 28세 남자가 핸드백 노점상(53)과 말다툼을 벌이다 자신의 가방안에서 화학물질이 담긴 병을 꺼내 던진 뒤 달아났다.

28세 남자는 핸드백 노점상 주인의 부인(49)이 `도둑이야'라고 외치는 소리를 듣고 달려온 경찰관 2명에 의해 현장 부근에서 붙잡혔다.

그러나 이 남자는 달아나는 도중 두 차례나 더 화학물질이 담긴 병을 경찰관과 행인들을 향해 던졌다.

이 화학물질 투척사건으로 핸드백 노점상 부부를 비롯해 11명이 얼굴 등에 화상을 입고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으며, 7일 오전 현재 2명이 병원에 입원중이라고 홍콩 언론 매체들이 전했다.

경찰조사 결과 이 남자는 노점상 주인이 자신의 부인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것으로 믿고 말다툼을 벌이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이 남자는 지난해 12월 이후 3차례나 발생한 화학물질 테러사건과는 무관한 것으로 밝혀졌다.

몽콕은 쇼핑객과 관광객들이 붐비는 홍콩의 대표적인 쇼핑거리로, 이곳에서는 지난해 12월 13일 이후 현재까지 모두 4차례나 화학물질 테러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6월 8일에는 사이영초이(西洋菜) 남쪽거리 부근의 한 건물에서 신원을 알 수 없는 사람이 화학물질이 담긴 병 한 개를 행인들을 향해 던졌다.

이 테러로 남자 12명, 여자 12명 등 쇼핑객 24명이 병에서 흘러나온 화학물질로 얼굴, 팔.다리 등에 화상을 입었다.

이에 앞서 지난 5월 16일에도 비슷한 지역에서 동일한 수법의 화학물질 테러사건이 발생해 30명이 부상한 바 있다.

또 지난해 12월 13일에도 같은 수법의 테러사건이 일어나 행인 46명이 화상을 입었다.

홍콩 경찰은 거액의 현상금을 내걸고 고가의 감시카메라 시스템을 설치하는 등 범인 검거에 주력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범인의 신원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쇼핑가에서 9개월 사이 화학물질 투척사건으로 111명이나 부상하자 주변 상인들과 행인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한 가게 주인은 "또다시 불특정 다수를 노린 화학물질 테러사건이 발생한 줄 알았다"면서 "아직도 가슴이 뛰고 있다"고 말했다.

(홍콩연합뉴스) 정재용 특파원 jj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