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인들은 정부가 소비지출 확대를 위해 국민에게 현금으로 지급한 이른바 '정부 보너스'로 대거 해외여행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의도대로 국내에서 소비지출에 나선 호주인들도 많았지만 예상치 못한 돈을 받아 피지나 뉴질랜드, 영국, 미국, 캐나다 등지로 여행을 떠난 호주인들도 상당수에 달했다는 것이다.

통계청 등 관련당국 집계에 따르면 지난 7월 한 달 동안 여행을 목적으로 단기출국한 호주인은 모두 56만400명으로 1년 전에 비해 무려 17% 증가했으며 지난 6월에 비해서는 10% 늘었다고 일간 디에이지가 6일 보도했다.

호주인들이 전통적으로 겨울철인 7월에는 날씨가 따뜻한 북반구 국가로 여행을 많이 떠나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올해 이처럼 해외여행자가 급증한 데에는 정부 보너스가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7월 이외에도 87억호주달러(8조7천억원상당)의 1차 정부 보너스가 지급된 직후인 지난해 12월 단기출국 호주인이 급증했으며 이어 110억호주달러(11조원상당)의 2차 정부 보너스가 지급된 직후인 지난 5월에도 출국자들이 크게 늘었다는 것.
뉴질랜드는 이 같은 때아닌 정부 보너스 특수 혜택을 가장 많이 받고 있는 나라로 떠올랐다.

7월중 뉴질랜드 여행을 한 호주인은 모두 9만7천100명으로 나타났다.

남태평양 섬나라 피지 여행 호주인은 2만4천300명, 인도네시아 여행 호주인은 4만4천500명으로 각각 집계됐다.

투어리즘태스크포스 이사 크리스토퍼 브라운은 "많은 호주인들이 가까운 뉴질랜드로 해외여행을 떠나면서 뉴질랜드의 경우 존 키 총리가 직접 관광객 유치에 나서는 등 관광담당 장관이 된 듯하다"고 말했다.

호주 정부는 지난해 말 글로벌 금융위기 발발로 경기가 침체국면에 빠지자 경기진작을 위해 1인당 900호주달러(90만원상당)의 정부 보너스를 지난해 말과 올해 초 2차례 현금으로 지급했다.

(시드니연합뉴스) 이경욱 특파원 kyung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