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에서 압승한 일본 민주당의 새 정부가 오는 16일 출범할 전망이다. 민주당과 자민당은 새로운 총리 지명을 위한 특별국회를 16일부터 4일간 열기로 1일 합의했다. 민주당은 당초 이날 자민당과 국회대책위원장 회의를 열고 총리 지명 투표를 위한 특별국회를 15일 열어줄 것을 정식 요청했다. 이달 말에 유엔총회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 등 총리의 외교일정이 빡빡하게 잡혀 있는 만큼 가급적 서둘러 정권을 인수한다는 게 민주당의 구상이었다. 그러나 자민당은 신임 총리에게 임명장을 주는 일왕의 일정 등을 고려해 16일에 국회를 소집하자고 제의했다. 민주당은 특별국회의 총리 지명 투표에서 하토야마 유키오 대표가 총리로 지명되면 곧바로 조각 명단을 발표하고 새 정부를 출범시킨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은 또 새 정권 출범에 앞서 사민당 국민신당 등 일부 야당과의 연립정부 수립 작업도 마무리짓기로 하고 협의에 착수했다. 민주당은 중의원(하원)에선 압도적인 과반 의석을 차지했지만 참의원(상원)에선 사민당 국민신당과 의석을 합쳐야 과반수를 획득할 수 있다. 원활한 정책 추진과 정권 운영을 위해선 사민당 국민신당과의 연합이 불가피하다. 하토야마 대표는 총선 전에도 선거 결과와 무관하게 연립정부를 추진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세 당은 연립정권 수립의 원칙과 각료 배분 등 구체적인 합의를 신임 총리 지명 투표 이전에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총선 이후 당내 실력자인 오자와 이치로 대표대행과의 '2중 권력'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하토야마 대표는 "새 정부의 각료 인사는 누구의 간섭도 없이 직접 챙기겠다"고 선언했다.

한편 민주당 정권 출범을 앞두고 자민당 정권에서 추진해온 대형 공공사업과 정책들에 속속 제동이 걸리고 있다. 국토교통성은 홍수 대책으로 1952년부터 추진해온 총사업비 4600억엔의 얀바댐 건설을 일단 보류했다. 이 댐은 수몰민이 반대하고 있어 민주당이 공약으로 건설 중지를 약속했다. 또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가 핵심 개혁으로 추진한 우정민영화 작업도 전면 수정될 전망이다. 각 부처는 내년도 예산 편성 작업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있다. 하토야마 대표는 "정권교체기인데도 민주당의 눈에 거슬리는 예산을 요구하는 것은 환영할 수 없다"며 "근본적으로 예산안을 다시 짜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