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밀집 지역 부근 불길 잡혀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북부의 한인 밀집 지역 근처에서 발생한 산불이 닷새째 거세게 확산하고 있다.

지난 26일 라카냐다 부근 앤젤레스 국유림에서 발생한 이번 산불은 30일에도 고온 건조한 날씨를 타고 계속 번져 피해면적이 크게 늘고 산불의 재가 한때 LA 시내까지 날아들었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후 8시 산불 진화현장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윌슨 산에서 소방관 2명이 차량이 전복되는 바람에 숨졌다고 밝혔다.

이번 산불로 인명 피해가 확인되기는 처음이다.

LA타임스 인터넷판은 소방 관리들을 인용해 `스테이션 산불'로 명명된 이번 산불이 북서쪽으로 주로 확산해 이날 저녁 현재 4만2천500 에이커(1억7천만㎡)가 불타고 주택 18채가 파괴됐다고 전했다.

소방당국은 특히 산불이 윌슨산 정상에 있는 관측소와 TV 및 라디오 방송 등의 송신시설로 번지는 것을 막으려고 대형항공기를 동원해 진화제를 공중살포하는 등 사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산불이 동포들이 많이 사는 주택가와는 반대 방향으로 주로 번지는 바람에 라크라센타와 라카냐다 지역에서 대피했던 일부 주민들이 귀가했으나 산불로 인한 재와 자욱한 연기로 온종일 큰 불편을 겪었다.

이에 따라 글렌데일 교육구와 라카냐다 교육구는 학생들의 호흡기 질환을 우려해 31일로 예정된 산하 초중고의 개학을 연기했다.

이번 산불은 이날 현재 5개 인구밀집 지역의 북쪽 산악지역에서 동서로 19마일(약 30㎞) 가량 확산해 1만여 주택과 2천여 다른 건축물을 여전히 위협하고 있다고 현지 방송이 전했다.

당국은 현재 산불 진화율이 5%에 그치고 있어 다음달 8일이 지나야 완전히 진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최재석 특파원 bond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