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UAE)가 북한 무기를 싣고 이란으로 향하던 선박을 억류한 것으로 알려져 중동 지역 내에 어떤 파장을 몰고올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UAE 당국은 추진체가 달린 폭탄 등 각종 북한 무기를 선적하고 이란으로 향하던 선박 1척을 이달 중순 붙잡아 현재까지 UAE에 억류하고 있다고 유엔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UAE는 핵 개발에 따른 각종 제재로 해외 무역과 금융 거래가 어려운 이란의 대리창구 역할을 하고 있던 터라 이번 사건이 양국 관계에 미묘한 갈등을 불러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란의 대(對) UAE 수출액은 연간 100억달러로 추산되며 UAE 전체 인구의 15% 정도인 50만명이 이란인이다.

UAE는 지난 6월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뒤 부정선거 논란에 휘말려 서방으로부터 비난을 받을 때도 외무장관 성명을 통해 "이란에 대한 서방의 내정간섭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히는 등 역내 패권국인 이란과의 대립을 꺼리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UAE는 그러나 이란의 핵 개발 사업과 관련해서는 우려의 눈길을 보내 왔다.

이란의 핵시설이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을 경우 이란에서 가까운 두바이 내 서방 관련시설이 보복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최악의 시나리오까지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UAE는 이란의 핵 개발에 맞서 아랍권 최초의 원자력발전소 건설도 서두르고 있다.

UAE는 2017년 첫 원전을 가동한다는 목표 아래 다음 달 한국, 미국, 프랑스 3개 컨소시엄 가운데 원전 사업자를 선정 발표할 예정이다.

서방 관리들은 이란의 재정 흐름을 감시하고 물품 거래를 효과적으로 추적하기 위해서는 두바이를 포함한 UAE와 협력관계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무기 반입을 차단당한 이란은 핵개발 강행에 따른 UN의 3차 제재에다 북한과의 무기거래 경로까지 노출되면서 무기 유통에 있어 일정 부분 영향을 받게 될 전망이다.

미국 의회조사국(CRS)에 따르면 이란은 북한으로부터 미사일, 미사일 부품, 설계 기술 등을 도입하며 연간 20억달러 가량을 지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지난 4월 로켓을 발사했을 때나 5월 핵실험을 강행했을 때 모두 이란 대표단이 북한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양측은 군사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두바이연합뉴스) 강종구 특파원 iny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