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코하마·스기나미에 이어 아이치도 채택

일본의 지방자치단체에서 일본의 침략 전쟁을 미화하고 한국 등 인점 국가를 비하하는 내용을 담은 역사 왜곡 교과서 채택이 잇따르고 있다.

아이치(愛知)현 교육위원회는 지난 27일 정례회를 열고 현립 중고일관고 3곳과 특별지원학교 3곳 등에서 내년 봄부터 사용할 중학교 학생용 역사 교과서를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이 주도해 후소샤(扶桑社)가 출판한 교재를 사용하기로 했다.

아이치현 교육위원회가 이 교과서를 채택하는 것은 2005년 이후 4번째다.

아이치현 이마바리(今治)시와 가미지마초(上島町) 교육위원회도 관내 공립 중학교에서 후소샤판 공민, 역사 교과서를 사용키로 결정했다.

아이치현내 기초단체에서 이 교과서를 사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세키 가즈히코(井關和彦) 아이치현 교육위원장은 "(후소샤판이) 이야기를 하는 듯이 만들어져 읽기 쉬울 뿐 아니라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을 심어준다"고 말했다.

아이치현 교육위원회는 2001년에는 특별지원 학교, 2002년에는 중고일관교에서 후소샤판 교과서를 사용하도록 했고, 2005년에는 이들 학교 모두에서 재채택했다.

앞서 가나가와(神奈川)현 요코하마(橫浜)시 교육위원회가 지난 4일 지유샤(自由社)판 역사교과서를 공립중학교에서 사용키로 한데 이어 도쿄 스기나미(杉竝)구 교육위원회는 지난 12일 후소샤판 교과서를 사용키로 했다.

지유샤판 교과서는 새역모가 후소샤와 결별한 뒤 기존 교과서와 거의 같은 내용으로 출판사만 바꿔서 만든 것이다.

또 도쿄지방재판소는 지난 25일 새역모가 만든 후소샤판과 지유샤판 등 2종류의 왜곡 교과서를 모두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새역모는 이전에 보급된 교과서가 '자학사관'에 입각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1997년 도쿄대 교수였던 후지오카 노부카쓰(藤岡信勝)씨가 중심이 돼서 만든 단체다.

2001년에는 이 모임이 주도, 후소샤가 발행한 중학교 역사, 공민 교과서가 문부과학성의 검정에 합격하면서 한국과 중국의 반발로 외교 문제까지 불러온 것은 물론 일본 내부에서도 '전쟁 찬양', '국수적'이라는 등의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교육 현장에서 교과서 선택권을 쥔 학교장이나 지방자치단체의 저조한 호응으로 채택률이 미미하자 이 모임과 후소사 간에 편집 방향을 둘러싼 대립이 격화되면서 양측간 관계가 단절됐다.

문부과학성에 따르면 전국 중학교에서 후소사 판 역사교과서를 채택한 비율은 2005년 9월 기준으로 0.4%에 불과했다.

후지오카씨는 후소샤와의 결별 이후 지난해 7월 후소샤판 교과서의 저작권 대부분이 새역모의 것이라면서 후소샤판 교과서의 출판을 금지해 달라는 소송을 도쿄지방법원에 제기한 바 있다.

(도쿄연합뉴스) 최이락 특파원 choina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