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프랑스 정부와 은행 경영진들이 금융시장 트레이더에 대한 고액 보너스 규제에 전격 합의했다.오는 9월 미국 피츠버그에서 열릴 G20(주요 20개국) 정상회담을 앞두고 글로벌 금융계 규제 압박을 위한 선도적 위치를 차지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25일 BNP파리바와 소시에테제네랄 등 프랑스 6대 은행 경영진과 회동을 갖고 은행 보너스 규제 원칙을 확정했다.여름휴가 후 첫 일정으로 은행 경영진과 만난 사르코지 대통령은 은행의 고액 보너스 지급 관행에 대해 “경제위기 극복을 후퇴하게 만드는 무책임한 도덕적 해이”라고 비판하며 “이번에 결정된 보너스 규제원칙을 따르지 않는 은행들에 제재가 뒤따르기를 희망한다”고 경고했다.

이번 합의안에 따르면 은행 트레이더에 대한 보너스는 장기수익을 기준으로,개별 투자 성과가 아닌 회사 실적과 연계해 지급된다.또 은행 또는 트레이더가 수익을 내지 못해 손실이 발생했을 경우 보너스중 최대 3분의 2가 3년간 지급 연기되고,보너스의 3분의 1은 은행 주식으로 지급된다.수익을 내지 못하면 보너스를 삭감하는 이른바 ‘보너스-맬러스(Bonus-Malus)제’도 시행하기로 했다.맬러스는 보너스란 단어에 ‘나쁜’을 뜻하는 접두어 ‘mal-’을 합성한 것으로 경영진에 대한 징계나 임금 삭감 등을 뜻한다.

아울러 정부가 파견한 외부인사 은행들의 보너스 지급행태를 감시하는 방안도 추가됐다.프랑스 은행권의 ‘보너스 차르’로는 미셸 캉드쉬 전 IMF(국제통화기금) 총재가 선정됐다

이날 합의가 나온 직후 프랑스 최대 은행인 BNP파리바는 상반기 보너스를 당초 계획했던 것의 절반인 5억유로로 삭감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