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난에 실직자 등 몰려들어"

경기침체로 실직자 등이 증가하면서 지난 1930년대 대공항 때 성황을 이뤘던 이른바 '골드러시'가 다시금 미국 전역에서 붐을 이루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지가 24일 인터넷판에서 보도했다.

포스트지는 캘리포니아주 콜롬비아 현지 르포기사를 통해 경기침체로 직장을 잃은 다양한 실직자들이나 주택을 차압당한 가족 등이 미국 전역에서 금을 찾아 몰려들고 있다고 전했다.

캘리포니아 요세미티 국립공원으로부터 서쪽으로 40마일(64km) 떨어진 스태니슬러스 강변에는 주로 사금을 찾으려는 사람들로 성황을 이루고 있으며 멀리는 동부 버몬트주를 비롯해 미국 전역에서 모여든 가족들의 이동 트레일러 주택과 사금 채취 장비 등이 여기저기 널려 있다.

이곳은 주로 은퇴자 등이 취미삼아 사금 채취를 하던 장소로 회원제로 운영됐으나 최근 금값이 트로이온스(약31g) 당 1천 달러에 달하면서 은퇴자가 아닌 '현직 실직자'들이 각지에서 몰려들고 있다.

이 지역의 사금 채취 허가도 지난 2007년 이래 두배나 증가했다.

대부분 실직자인 이들은 살던 집이나 가구 등을 모두 처분한 채 마지막 부자의 꿈을 안고 벽지로 몰려들고 있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재정적으로 도움이 될 만큼 금을 채취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며 며칠간 일해보다 포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지만 아직도 '48시간 만에 14온스를 채취했다'는 등의 대박사례를 전해듣고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강바닥을 훑고 자갈과 모래를 분리하기 위한 기본 장비 구입을 위해 1천500-5천 달러를 투자해야한다.

현지 사금 채취촌을 관리하는 광산캠프 측은 또 이들에게 골드러시에 관한 TV 프로그램을 반복 상영해 의욕을 고취시키고 있다.

단 이틀만에 1만5천 달러를 벌었다는 등의 꿈같은 얘기들이다.

그러나 현장에서 31피트(9.3m) 짜리 트레일러를 집으로 살고 있는 킴 레이그는 "(그들은) 처음에는 하루 1온스 운운했으나 지금은 한달에 1온스만 찾아도 좋겠다"고 말했다.

사금 채취를 위한 준설장비 등이 강바닥을 휘저으면서 연어의 생태계를 우려하는 환경론자들의 반대도 거세어지고 있다.

최근 아널드 슈워제네거 캘리포니아주 지사는 이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사금 채취를 위한 강준설을 금지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이법은 아직 시행되지는 않고 있으나 법정에서 공방이 예상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yjy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