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오는 30일 실시될 일본의 중의원 선거(총선거)에 예상치 못했던 복병이 나타났다.최근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는 신종 플루다.일본에선 지난 15~19일 사이에 전국에서 신종 플루로 3명이 사망하는 등 감염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때문에 선거운동이 한창인 여야 후보들은 신종 플루 전염을 우려하는 유권자들과 악수를 자제하고, 유세장엔 손 소독액을 준비하는 등 비상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지난 15일 일본에서 처음으로 신종 플루 사망자가 나온 오키나와에 출마한 타마키 데니 민주당 후보(49)는 20일부터 유권자들에게 먼저 악수를 청하지 않기로 했다.타마키 후보는 “악수는 선거운동의 기본이지만, 내가 저항력이 약한 노약자들에게 신종 플루를 옮길 수도 있다는 생각에 결심했다”고 말했다.

19일 일본에서 세번째 신종 플루 사망자가 발생한 나고야시에서는 자민당의 후지노 마키코 후보(59)가 연설회장에 손 소독액을 비치해 유권자들이 사용토록 했다.후지노 후보는 “신종 플루 감염이 걱정돼 사람이 많이 모이는 유세장에 오길 꺼리는 유권자를 위해 준비했다”고 설명했다.고베시에서 출마한 공산당의 세토 게이코 후보(47)도 선거사무소 입구에 소독액을 비치하고, 휴대 소독액을 갖고 다니며 유권자와 악수한 뒤엔 반드시 손을 씻는다.

에히메현에 출마한 시오자키 야스히사 전 관방장관(58)의 사무소에서는 선거운동원이 신종 플루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돼 이달 초 일주일간 사무소를 폐쇄하기도 했다.가나가와현의 요코구메 가츠히토 민주당 후보(27)는 최근 신종 플루에 걸려 선거운동을 며칠간 포기해야 했다.치료 후에도 유세때는 유권자들과 일정 거리를 두고 연설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그러나 신종 플루 때문에 총선거의 가두 연설이나 집회를 자제시킬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마스조에 요이치 후생상은 “건강한 사람은 유세장에 가더라도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에 선거 유세 등을 규제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