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최근 여기자 석방을 위해 방북한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만나 북한의 핵 프로그램에 대한 실질적인 논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김 위원장도 클린턴 전 대통령에게 핵 개발 포기를 전혀 시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18일 오후(현지시간) 백악관에 초대한 클린턴 전 대통령으로부터 방북결과를 설명들었다.백악관은 회동 직후 짧은 성명을 통해 “오바마 대통령이 인도주의적 임무를 수행한 클린턴 전 대통령에게 개인적으로 사의를 표했으며,클린턴 전 대통령은 김정일 위원장과의 면담을 포함한 방북내용을 설명했다”고만 전했다.

하지만 뉴욕타임스(NYT)는 미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문으로 무엇보다 김 위원장의 건강을 둘러싼 그림자가 어느 정도 걷혔다고 보도했다.김 위원장을 만나는 자리에 김계관과 강석주라는 두 오랜 측근이 동석한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김 위원장의 건강 악화 이후 제기된 권력승계 의문과,이와 관련한 내부 권력투쟁의 징후도 높지 않다고 전했다.

NYT는 또 미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클린턴 전 대통령이 두 여기자 문제 외에 김 위원장과 핵 프로그램과 관련한 논의를 실질적으로 하지 않았으며 김 위원장도 핵 야망을 포기할 것이라는 어떤 시사도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2시간15분 간의 만찬에서도 실질적인 얘기보다는 한담을 나눴다고 덧붙였다.

이날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남편으로부터 방북 결과를 전해들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북한에 대한) 우리의 정책은 똑같다”며 “선택은 북한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그는 “그들은 한반도의 완전하고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목표에 대한 우리의 의지를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과거 수차례 방북한 경험이 있는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 주지사가 19일 뉴멕시코 샌타페이에서 김명길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공사 등의 관계자들과 회동할 예정이다.이들의 회동은 미 국무부가 승인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리처드슨 주지사의 대변인인 앨러리 레이 가르시아는 18일 “이번 회동은 김명길 공사의 요청으로 성사됐으며 19일 하루종일 만남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그는 “북한 측이 뉴멕시코에서 개발 중인 청정에너지 기술에 관심을 표명했다”면서 “주지사가 어떤 방식으로든 그들과 협상을 하지는 않을 것이고,오바마 행정부를 대표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