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오는 20일 사상 두번째로 치러질 아프가니스탄 대선에 대한 탈레반의 테러 위협이 갈수록 노골화되고 있다.

16일 AFP통신에 따르면 탈레반은 최근 살포한 유인물에서 “우리가 사용할 새 전술의 희생양이 되지 않도록 지역민들이 투표에 참여하지 말 것을 요구한다”라고 경고했다.카리 유수프 아마디 탈레반 대변인도 “투표소를 표적으로 삼는 전술을 사용할 계획”이라며 “남부지역뿐만 아니라 아프가니스탄 전역에서 투표일과 그 전날 공격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지난 2001년 실권한 탈레반은 이번 선거를 침략군(미군)의 괴뢰정부 수립 시도로 규정하고 선거 저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탈레반은 지난달 30일 성명을 통해 “진정한 독립을 쟁취하려면 가짜 투표소에 가기보다 저항과 성전을 통해 침략자들로부터 나라를 해방시켜야 한다”고 선언했다.

이후 탈레반은 공격 수위를 강화하고 있다.지난 15일에는 수도 카불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군 본부에 폭탄테러를 감행해 사망자 7명과 부상자 91명을 냈다.앞서 10일에는 카불에서 가까운 로가르 주정부청사와 경찰서를 습격하기도 했다.

아프가니스탄은 20일 전국 7000여개 투표소에서 1560만 유권자를 대상으로 차기 대통령과 34개 지방정부 의원 420명을 뽑는 선거를 치른다.40명의 후보가 나선 이번 대선에서 부패하고 무능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하미드 카르자이 현 대통령의 재선 여부가 관심사다.지난달 미 국제공화주의연구소(IRI)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카르자이 대통령이 지지율 44%로 선두를 달리고 있고,압둘라 압둘라 전 외무장관이 26%의 지지율로 뒤쫓고 있는 형국이다.국가계획부 장관을 지낸 라마잔 바샤르도스트 후보(10%)와 재무장관 출신의 아시라프 가니 후보(6%)가 3위권을 형성하고 있다.따라서 이번 대선에서는 카르자이 대통령이 1위를 지켜낼 것으로 보이지만 과반수를 확보하지 못하고 1,2위가 치르는 결선투표까지 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이 경우 나머지 후보들이 반 카르자이 연합전선을 형성한다면 카르자이의 재선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