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봄 멕시코에서 발병해 남반구를 한차례 휩쓴 인플루엔자 A[H1N1](신종플루)가 북반구가 독감 시즌으로 접어드는 올가을 재유행할 수 있다는 우려가 대두되고 있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 인터넷판이 10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미국을 비롯한 해외 보건당국은 신종플루 바이러스의 쉽게 변하는 성질 때문에 정확한 피해 예측이 불가능하지만 신종플루가 앞으로 수주 이내에 북반구에서 재유행해 대혼란을 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밴더빌트 의대의 바이러스 전문가인 윌리엄 섀프너는 "바이러스는 여전히 우리 주변에 있고 폭발할 준비가 돼있다"며 "우리는 잠재적으로 엄청난 곤경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 4월 첫 감염 사례가 보고된 이후 신종플루는 지금까지 168개국 이상으로 퍼져나갔고 16만2천여건의 감염 사례가 확인됐다.

또 미국에서 436명을 포함, 전세계에서 모두 1천154명이 신종플루 관련 질병으로 사망했다.

신종플루 바이러스가 올겨울 북반구에서 평년의 독감시즌에 비해 별다른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수도 있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신종플루가 재유행할 경우 단순한 독감보다 훨씬 심각한 사태를 유발할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하버드대 전염병학 교수 마크 립시치는 "이 전염병은 사람들이 감염되기 더 쉽기 때문에 평소보다 더 빨리 전염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더 중요한 것은 신종플루 바이러스가 확산된 각국에서 일반적인 독감 바이러스에 비해 어린 아이들과 청년들이 더 많이 감염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미국에서도 이번 여름에 신종플루가 계속 확산돼 40여개 주에서 80여건의 감염 사례가 보고되는 등 지금까지 모두 100만여명의 미국인들이 신종플루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감염 사례는 앞으로 각 학교들이 몇주 이내에 개학을 하고 기온이 서늘하고 건조해지는 오는 10월쯤 정점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처음 생산되는 신종플루 백신은 10월 중순께에나 나올 것으로 보이는데다 신종플루를 효과적으로 예방하는데 필요한 정확한 용량도 알 수 없는 상태다.

만약 전문가들의 예상대로 2차례에 걸친 접종이 필요할 경우 첫 접종 이후 신종플루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을 갖게 되기까지 최소 5주 이상이 소요될 수도 있다.

미국 정부는 올가을 재유행 가능성에 대비해 신종플루에 대한 모니터를 강화하고 백신과 항바이러스제의 공급을 계획하고 있으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10일 멕시코에서 개막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정상회담에서 관련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mong071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