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거리 확보 `조종사 시야'에 의존

8일 뉴욕 맨해튼 바로 옆 허드슨강에서 발생한 소형비행기와 헬리콥터 충돌사고는 허술한 안전관리로 인한 예고된 인재였던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여행사의 맨해튼 관광 헬기들은 물론, 주변 크고 작은 공항에서 이.착륙하는 월가 중역진의 자가용 비행기나 경비행기들은 단 한개의 자원봉사 라디오 채널의 주파수에 의존해 의사소통을 해왔을 뿐 아니라, 안전 거리 확보 등은 조종사의 시야에만 의존해 왔다고 뉴욕타임스(NYT)가 9일 전했다.

거버너스 아일랜드와 조지워싱턴브리지 사이의 허드슨강 주변은 1천100피트 이하의 저공비행일 경우 존 F 케네디 국제공항이나, 라가디아 공항 등의 관제탑을 통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운항할 수 있어 조종사들에게는 `지름길'로 불려왔다고 한다.

20년간 헬리콥터를 조종해온 폴 더들리는 일단 이 경로로 들어서게 되면 라디오 주파수를 123.05로 맞추고 항공기의 명칭과 자신의 현 위치, 운항 예상경로를 밝히도록 돼 있다면서, 그 이후에 모든 조종사들이 해야 할 일은 "눈으로 보고 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고 소식을 들은 뒤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경비행기가 천천히 이륙하고 있던 헬리콥터를 뒤에서 들이받았을 것이라면서 헬리콥터에서는 뒤를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길이 28피트의 파이퍼 PA32R 소형비행기는 부동산 투자회사인 알트먼 매니지먼트사의 회장인 스트븐 알트먼(60)으로 밝혀졌으며 사고 비행기안에는 동생인 대니얼과 10대 소년이 함께 있다가 참변을 당했다.

알트먼은 아버지가 2차 세계 대전 참전 용사로 예편 후 200회 이상의 임의운항 기록을 갖고 있는 베테랑 조종사였다고 한다.

또 유로콥터 AS 350 헬기에 탑승해 있던 사람들은 모두 이탈리아 관광객들로 이들은 맨해튼 웨스트 20 스트리트의 헬기 탑승장에서 이륙한 뒤 맨해튼 스카이 라인 관광을 시작한 지 5분도 안돼 참변을 당했다.

이번 사고 직후 허드슨강 동.서 양지역의 항공운항 규제를 둘러싼 논쟁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존 코자인 뉴저지 주지사 등은 시민의 안전을 위한 새로운 규제를 검토해야할 시점이라며 운항 허가제 도입 등을 주장했다.

그러나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은 이 지역의 항공기 운항을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못하며 사람들이 바라는 것도 아니라는 입장이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kn020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