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9일 열흘 일정으로 한국을 비공식 방문했다. 반 총장의 방한은 2007년 취임 후 작년 7월에 이어 두 번째다.

이날 오후 4시50분께 인천공항에 도착한 반 총장은 "국민이 지난 2년6개월 동안 물심양면으로 많은 성원을 해준 데 대해 감사하게 생각하고 감개무량하다"며 "국력의 신장이나 국민의 성원에 힘입어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더욱더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반 총장은 방한 기간에 이명박 대통령과 만나 기후 변화 문제 등 국제 현안에 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한승수 국무총리와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등과도 만나 북핵문제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10일에는 유엔협회세계연맹(WFUNA) 총회 연설,11일에는 세계환경포럼 기조연설을 한다. 12일 여수 엑스포 방문,13일 제5회 제주평화포럼 참석 등도 예정돼 있다. 반 총장은 제주평화포럼 참석에 이어 14~16일 제주도에서 휴식을 취하고 17일 하루 일정으로 고향인 충북 음성을 방문,성묘를 한 뒤 18일 오후 뉴욕으로 돌아간다.

특히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반 총장의 역할론이 제기되고 있어 방한 중 그의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반 총장은 지난달 29일 기자회견에서 6자회담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바람직한 틀이라는 전제 아래 이를 위한 북 · 미 직접 대화를 지지하며 필요할 경우 자신이 평양을 방문할 수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국내 한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선 주자로 부상한 점 등도 이번 그의 고국 방문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이유다.

한편 반 총장은 이날 서울 신촌 연세세브란스병원에 입원 중인 김대중 전 대통령과 관련해 민주당 박지원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한국에 있는 동안 김 전 대통령의 쾌유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다 하고 싶다"고 말했다.

장성호 기자/ 뉴욕=이익원 특파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