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연 잠적→경찰의 체포영장→마약흡입혐의 확인 등으로 일본 열도를 떠들썩하게 했던 톱스타 사카이 노리코(酒井法子. 38)의 잠적 해프닝이 본인의 자진 출두와 체포로 5일 만에 종료됐다.

가수이자 탤런트인 사카이 노리코는 지난 3일 새벽 마약(각성제) 소지 혐의로 노상에서 체포된 남편 다카소 유이치(高相祐一. 41)와 함께 있다가 돌연 종적을 감췄다.

이에 대해 '남편 체포에 충격을 받아 자살한 것 아니냐'는 루머까지 퍼지자 청순한 이미지를 간직하고 있던 팬들은 사카이가 정말 '비극의 주인공'이 된 것 아니냐며 가슴을 졸였고 일본 언론은 연일 그녀의 행방에 관심을 집중했다.

하지만 일본 경찰은 6일 사카이가 마약을 소지한 혐의가 확인됐다며 체포영장을 발부, 사카이의 처지는 졸지에 '도망자' 신분으로 추락했다.

경찰은 도쿄(東京) 미나토(港)구에 있는 사카이의 자택에서 스트로 등 마약 흡입기구를 발견했으며 이 스트로에 붙은 타액(침)을 정밀분석한 결과 사카이의 DNA와 일치했다고 발표했다.

경찰의 확인 과정에서 노리코는 종적을 감춘 당일 40만엔을 인출해 신주쿠(新宿)에서 인스턴트 식품 등을 대량 구입했고, 4일에는 휴대전화 신호가 잡혔으며, 5일에는 지인의 집에 맡겨둔 아들(10세)이 보고 싶다는 전화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카이는 남편 뿐만 아니라 조직폭력배인 동생 사카이 다케시(酒井健)도 지난달 마약을 복용한 혐의로 후쿠오카(福岡) 경찰에 체포돼 구속됐다.

일본을 대표하는 톱스타가 마약에 연루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유명 연예인들의 마약 행각에 대한 비판 여론이 비등하자 정부 관료까지 나서 재발방지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사카이는 경찰 출두 이후 마약 소지와 흡입 여부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이미 변호사 등으로부터 충분한 조언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사카이의 마약 소지·사용이 수사과정에서 사실로 입증될 경우 최고 10년 이하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초범에 마약 소지량이 적고, 반성을 하고 있다고 재판관이 판단한다면 형이 가벼워진다.

이번 사건으로 사카이의 이미지가 추락하면서 광고업계도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 2007년부터 사카이를 광고모델로 쓰고 있는 도요타자동차는 바로 사카이가 출연한 광고를 내리기로 했다.

사카이는 청순파 여배우로 이미지가 좋아 기업은 물론 공익 광고 모델로 활약해왔다.

최근엔 재판원 제도의 홍보용 광고에 주연으로 출연하는 등 여러 편의 공익광고에 출연했고, 2007년에는 일·중 문화스포츠 친선대사로 발탁됐었다.

1980년대 국민적 인기를 끌었던 원조 아이돌 출신 탤런트인 사카이는 깨끗한 이미지로 국민 배우로 불리면서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도쿄연합뉴스) 김종현 특파원 kim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