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들이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아이갖기를 꺼려 신생아 출산이 줄고 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산하 국립보건통계센터(NCHS)에 따르면 지난해 신생아 수는 424만7천명으로 2007년에 비해 6만8천명 감소했다.

2% 가까운 감소율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인들이 아이를 덜 갖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들어 처음이라고 7일 보도했다.

지난해 미국의 인구 1천명당 출산율은 13.9명으로 2006년과 2007년의 14.3명에 비해 낮아졌다.

출산율 저하에는 경제 악화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직사태 속에 이미 일자리를 잃어 가계가 어려워진 가정이 늘어나는데다 현재 직장을 다니더라도 언제 잘릴지 모르는 불안감이 팽배해 아이를 덜 갖게 된다는 것이다.

뉴욕시립대 퀸즈컬리지의 사회학자인 앤드루 해커는 "경기침체 때문"이라며 "아이를 낳아 키우는데 돈이 가장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앞날이 불안할 때는 아이를 덜 갖게 된다"고 말했다.

미국 50개 주중 경기침체 영향이 덜한 10개 주를 제외하고는 모두 출산이 감소한 것도 경제적 영향이 크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재정난으로 고전하는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지난해 신생아 수는 전년보다 2.6%(1만4천500명) 줄었다.

신생아 감소는 2001년 이후 처음이다.

애리조나주도 지난해 출산이 3% 가량 줄어 1991년 이후 처음 감소했다.

출산 감소 현상은 경제사정이 어려운 주를 중심으로 올해 들어 더 심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애리조나주의 경우 올해 상반기의 신생아 수는 작년 동기보다 7%나 감소했다.

플로리다주의 올해 1-3월 신생아 수도 7% 줄었다.

신문은 역사적으로 출산율은 경제상황에 따라 부침했다면서 역대 최저의 출산율이 기록된 것도 1930년대의 대공황과 1970년대 오일쇼크 때였다고 전했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ju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