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의 커피숍에서 노트북을 펼쳐놓고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을 더는 보기 어렵게 될지도 모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 경기침체로 노트북 사용을 금지하는 뉴욕의 커피숍들이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달랑 커피 한잔시켜놓고 온종일 인터넷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 '얌체' 손님들을 내보내기 위해 무료 무선 인터넷 사용을 금지하거나 아예 코드를 막아버리는 것.
지난해 봄부터 무선랜 와이파이(WiFi)를 제공해 온 브루클린의 소형 커피전문점
'네드레'는 주중에는 오전 11시~오후 2시, 주말에는 오전 10시~오후 3시까지 식사를 하지 않는 손님의 노트북 사용을 제한하기로 했다.

고객들은 달갑지 않다는 반응이지만 소형 커피숍들은 컴퓨터를 사용하는 사람들 때문에 테이블이 모자라 식사를 하지 못하고 돌아가는 손님이 발생하자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규제는 경제위기 이전부터 시작됐지만 경기침체가 길어지면서 점점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네드레의 소유주인 재니스 풀리시노는 자신도 기술을 사랑하고 이를 제한하는 것이 내키지 않지만 인터넷 사용자들 때문에 매출에 도움이 되는 손님들이 헛걸음하자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가을 풀리시노는 전기료를 아끼기 위해 상점 내 일부 코드를 막아버리기도 했다.

그러나 회사에 다니지 않고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사람들에게 커피숍은 노트북을 사용하기 위한 최적의 장소이기 때문에 반발하고 있다.

프리랜서 영화감독인 리치 메이어호프는 그동안 오디션을 보고 직원들을 만나고자 커피숍을 애용해왔으나 "이제 인터넷을 하는 나를 보고 찌푸리는 시선 없이 앉아있을 수 있는 다른 장소를 찾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e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