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부시 "핵포기 가능성 거의 全無"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의 리처드 부시 동북아정책연구센터 소장은 5일 북한 핵정책의 변화는 후계체제가 공고화된 이후에나 일어날 수 있다면서 북한이 가까운 장래에 핵을 포기할 가능성은 거의 전무하다고 분석했다.

부시 소장은 이날 브루킹스 연구소가 주최한 웹 채팅 방식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미국의 강력한 힘을 두려워하고 자신들을 지켜줄 믿을만한 지지세력이 없다는 점, 그리고 순조로운 권력승계와 이후 체제를 강화해야 할 필요성 때문에 당장은 핵을 포기할 가능성이 "제로(0)에 가깝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은 전 세계를 압도하는 미국의 힘 때문에 자신들의 안전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으며 자신들을 지켜줄 믿을 만한 곳이 어디에도 없다고 느끼고 있다"면서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아들에게 순조롭게 권력을 이양하고 자신의 사후에 북한을 더 튼튼하게 만들어 놓길 희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의 정책변화는 새로운 리더십이 공고화됐을 때나 가능하다는 게 최상의 희망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부시 소장은 김 위원장 사후 "급변사태나 붕괴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으며 그 가능성은 여전히 20% 정도 된다고 본다"면서 하지만 "아무도 김 위원장의 사후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를 예견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반도 정세 변화에 따른 남북 통일 가능성에 대해 그는 앞으로 20년 이내라고 전망했다.

부시 소장은 "미국은 한반도 통일이 한국의 주도로 이뤄지는 것을 선호한다"면서 "예견을 해야만 한다면 통일은 20년안에 이뤄진다고 말하고 싶다"고 밝혔다.

부시 소장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과 관련, "김 위원장에게 상징적인 성과였다"면서 "국내적으로 후계승계를 추진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그는 클린턴 전 대통령이 방북기간에 여기자 석방 문제와 핵문제를 분리시켜 김 위원장이 여기자문제를 지렛대로 활용할 수 없었다는 게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부시 소장은 클린턴 전 대통령이 여기자 석방을 위해 북한에 가게 된 것과 관련, 북한의 희망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이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 주지사와 앨 고어 전 부통령 등의 방북을 제안했지만 북한이 관심을 보이지 않았고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이라면 수용할 수 있다는 뜻을 전달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부시 소장은 지난 5일 핵실험을 둘러싼 진위 논란에 대한 질문에 "진짜 핵실험이라는 게 자신의 정보"라고 덧붙였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재홍 특파원 jaeh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