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광고는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미국 슈퍼볼 경기 광고비가 수십억원에 달하는 것도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밤하늘에 떠 있는 달 표면에 광고 문구를 새겨넣는다면? 전세계 12억명이 보게 될 것이란 추산이며, 물론 반영구적이다.

다소 황당해보이는 아이디어지만 실제로 광고주 선정을 위한 입찰이 진행 중이다.

미국 유타주에 있는 '문퍼블리시티(Moonpubicity)'라는 이름의 업체는 아폴로11호가 달에 착륙한 지 40주년이 되는 지난달 20일부터 달 광고 입찰을 진행 중이다.

입찰 기간은 오는 10월 20일까지이며, 결과는 11월 초 공개된다. 광고를 할 수 있는 지역은 지구에서 보이는 달 표면 44개이며, 최소 입찰가는 각 지역의 입지에 따라 따르다.

가장 낮은 가장자리 지역은 4만6000달러(약 5600만원)이지만, 가운데에 위치한 '줄리어스 시저' 지역의 경우 61만9000달러(약 7억5000만원)에 달한다.

이 업체는 홈페이지를 통해 광고 가능한 44개 지역의 위치와 면적, 입찰가 등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달 광고를 위해 내세우는 기술은 특허출원까지 했다는 '쉐도우 셰이핑(Shadow Shaping)'이다. 특수로봇을 이용해 달 표면에 고랑을 만들면 태양광을 받아 거대한 그림자가 생겨 로고나 이니셜 등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업체 측은 달에 대기가 없어 만들어진 이미지가 수천년간 지속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 주장대로라면 밤하늘 보름달에서 나이키나 맥도날드 로고를 봐야할 지도 모르는 셈이다.

이 업체는 광고 비용과 관련, 슈퍼볼과 비교해 설명하고 있다. 2억명이 보는 슈퍼볼 경기의 60초 광고비가 600만달러라면, 달을 보는 12억명이 한 달에 10초씩만 본다고 하더라도 연간 3억6000만달러(약 4400억원)의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달 광고 기술을 발명했다는 데이비드 켄트 존스는 "광고 사업으로 인한 수익은 우주 기술 개발 비용으로 쓰일 것"이라며 "'그림자'는 시작에 불과하다. 로봇이 다른 행성에서 작물을 경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우주여행을 정부에만 의존하는 시대는 이제 끝났다"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박철응 기자 he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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