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정부가 자국 내 모든 거주자에게 인플루엔자A[H1N1](신종플루) 백신을 전액 국고로 접종하기로 결정했다.

그리스 정부는 31일 코스타스 카라만리스 총리 주재로 신종플루 대책 관련 부처 회의를 가진 뒤 이 같이 발표했다고 현지 뉴스통신 ana-mpa가 보도했다.

디미트리스 아브라모포우로스 보건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불법 이민자를 포함, 그리스에 거주하는 모든 주민에게 전액 정부 비용으로 신종플루 백신을 공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를 위해 대략 2천400만개의 백신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한 뒤 구체적 설명 없이 그리스가 백신을 먼저 확보하는 나라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유럽연합(EU)의 공식 승인을 얻는 즉시 백신 접종을 시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신 접종은 법으로 의무화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어서 신청 절차가 있어야 하며 먼저 보건종사자들부터 접종을 시작할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아브라모포우로스 장관은 앞서 열린 신종플루 대책 관련 부처회의에서 의료계에선 신종플루가 창궐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으며 일각에선 최악의 경우 전 세계 인구의 30~40%가 감염될 수도 있다는 시나리오도 나오고 있다며 강력한 대책을 주문했다고 말했다.

그는 최악의 사태에 대비하는 게 국가의 의무라고 언급한 뒤 이 같은 조치에 놀라거나 공포에 떨 이유는 없다며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백신 접종이 가져올 수 있는 불필요한 우려를 경계했다.

그는 현재 그리스 내 '심각한' 신종플루 감염 환자는 4명이라고 밝힌 뒤 지금까지 확인된 감염 환자들의 95%가 완전히 회복됐다고 강조했다.

(부다페스트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ju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