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콥 주마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자신을 성폭행범이라고 묘사한 영국 유력 일간지 가디언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제니 아피아 남아공 대통령측 변호인은 이날 런던 고등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가디언이 주마 대통령을 성폭행 및 뇌물 수수범으로 묘사한 것은 "매우 심각하며 완전한 거짓으로 중대한 피해"를 입혔다고 말했다.

가디언은 지난 3월 6일 '부패하고 무질서한 나라 남아공에 익숙해지기'라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주마 대통령이 50억 달러 규모의 무기거래와 관련돼 뇌물수수에 연루돼 있으며 성폭행을 저질렀다고 보도한 바 있다.

그러나 주마 대통령 측은 그가 지난 2006년 성폭행 혐의로 피소된 후 무죄를 선고받았으며 뇌물수수와 관련된 조사가 모두 중단됐다며 가디언의 기사는 명백한 명예훼손이라고 강력히 반발했다.

대통령 측은 이어 가디언이 지면에 사과문을 실었으나 원래 기사에 비해 거의 알려지지 않았고 바로 인터넷을 통해 게재되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주마 대통령은 이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가디언의 기사는 "자신뿐만 아니라 집권당인 아프리카민족회의(ANC)에도 심각한 영향을 끼쳤다"고 강조했다.

또 "나는 평생 언론의 자유를 위해 싸워왔지만 이번의 경우는 언론이 선을 넘었기 때문에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이진석 기자 ge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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