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정치에서 `터미네이터'의 한계가 드러나는 것인가.

액션배우에서 정치인으로 화려하게 변신했던 아널드 슈워제네거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의 인기가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비영리단체인 캘리포니아공공정책연구소(PPIC)가 30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슈워제네거 지사는 28%의 업무수행 지지도를 기록했다.

이날 62세 생일을 맞은 그는 재임기간을 통틀어 가장 낮은 지지도라는 `치욕적인' 선물을 받은 셈이다.

특히 이 지지도는 그레이 데이비스 전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2003년 소환투표 직전에 기록한 지지도 26%에 이어 역대 주지사의 지지도 조사에서 두 번째로 낮은 것이다.

미국 언론은 슈워제네거가 주 정부의 막대한 재정적자 문제를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점이 인기 급락의 주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주 의원들에 대한 지지도는 17%로 슈워제네거보다 훨씬 낮았다.

이 조사는 캘리포니아 주민 2천501명을 상대로 이달 17일부터 21일까지 실시됐다.

슈워제네거 지사와 의회 지도자들이 263억 달러에 달하는 재정적자를 해결하기 위한 올해 긴축예산안에 합의한 것이 지난 20일이었다.

슈워제네거 지사의 애런 맥리어 대변인은 다른 주의 지사들도 경기침체 때문에 지지도가 크게 떨어졌다고 주장하면서 주지사는 "일자리 창출과 경기 회복에 진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도는 지난 5월 72%에서 65%로 떨어졌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최재석 특파원 bond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