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의 다단계 금융사기(폰지사기)로 버나드 메이도프가 징역 150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가운데 그의 부인도 소송을 당했다.

호사로운 생활로 써버린 투자자의 돈을 물어내라는 것이다.

메이도프의 자산 청산을 맡고 있는 관재인 어빙 피카드는 29일 뉴욕 맨해튼의 파산법원에 메이도프의 부인 루스 메이도프(68)를 상대로 4천480만달러를 물어내라는 소송을 제기했다고 AP 통신 등 미 언론이 보도했다.

피카드 관재인은 "루스 메이도프가 투자자들과 남편의 투자 회사에 속한 돈으로 수십년간 호사스러운 삶을 살았다"며 루스 메이도프가 남편의 사업체와 고객들에게 속했던 돈을 물어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피카드 관재인은 루스 메이도프가 지난 6년간 남편의 사업이 수익을 내지 못하는 동안에도 수천만달러를 남편으로부터 받아왔으며 지난 2년간만 해도 남편의 사업을 통해 받은 돈이 개인적으로 쓴 아메리칸익스프레스 카드 대금 110만달러, 요트 대금 270만달러 등 총 2천370만달러에 달한다고 밝혔다.

피카드 관재인은 "메이도프의 범죄가 많은 투자자들을 곤경에 빠뜨리고 자선재단 등을 몰락하게 한 반면 메이도프 부인은 상당한 재산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이런 불공평함이 소송을 하도록 만들었다고 소송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대해 루스 메이도프의 변호인 피터 차브킨은 "피카드 관재인의 소송은 법과 공평성으로 볼 때 잘못 된 것"이라며 루스 메이도프가 남편의 사기 사건과 관련된 자산의 대부분을 이미 연방 검찰에 몰수당했음을 항변했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그는 또 미 검찰은 루스 메이도프가 남편의 사기사건과 관련되지 않은 250만달러의 재산은 지킬 수 있도록 한 점을 거론하면서 소송이 부당하다고 밝혔다.

미 정부가 루스 메이도프와 250만달러는 문제삼지 않기로 합의했지만 이것이 돈을 환수하기 위한 피카드나 투자자의 소송까지 막지는 못한다.

앞서 루스 메이도프는 자신이 살던 700만 달러짜리 맨해튼 호화아파트도 이달초 미 사법당국에 압류돼 집에서 쫓겨났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ju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