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62년치 휴대전화 요금을 선불로 지불한 주인공이 알고보니 70살 할머니로 밝혀져 중국에서 큰 화제가 되고 있다.

27일 중국 상하이 신민만보(新民晩報)에 따르면 상하이에 거주하는 70세 장(張)모 할머니가 지난 25일 집에서 자신의 휴대전화 요금을 충전하면서 1만5000위안(270여 만원)의 요금을 선불로 납부했다.

장 할머니의 한 달 평균 휴대전화 요금이 20위안 정도인 점을 감안할 때 선불로 납부한 금액은 무려 62년치 휴대전화요금이 된다.산술적으로 계산하면 장 할머니는 132살까지 자신이 사용할 요금을 미리 지불한 셈이다.세계 최고령으로 올해 사망한 카자흐스탄의 130세 할머니(공식기록은 118세)보다 2년이나 더 산다는 얘기가 된다.

하지만 장할머니가 62년치 휴대전화 요금을 선불로 한꺼번에 낸 것은 '조작실수'때문이었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자녀들이 요금 충전카드를 이용해 통신요금을 충전하는 것을 지켜봤던 장 할머니는 자신의 휴대전화 요금을 자녀 도움없이 스스로 충전하기로 마음 먹었다.

마침 집에는 자녀들이 휴대전화는 물론 유선전화와 인터넷 등의 요금으로 사용하기 위해 특별 세일 기간에 구입한 1000위안 짜리 요금 충전 카드 15장이 있었다.

장 할머니는 카드 뒷면에 나와있는 요금 충전 방법에 따라 휴대전화 요금을 충전했다. 그날 저녁 귀가한 자녀들에게 자신이 혼자서 스스로 휴대전화 요금을 충전한 것을 자랑하던 그는 자녀들의 안색이 급변하는 것을 보고서야 무언가 일이 잘못됐음을 알 수 있었다.

장 할머니가 택한 요금 충전법은 여러 장의 카드 금액을 한 장의 카드에 적립한 뒤 한 번에 휴대전화에 요금을 충전시키는 방식이었다.

이는 중국의 이동통신사들이 소액의 카드 여러 장을 사용하는 고객의 번거로움을 덜어주기 위해 도입한 충전방식이다.여러가지 충전법 가운데 공교롭게도 장 할머니가 선택한 것이 '일괄 요금 충전제'였던 것.

장 할머니가 충전시킨 1만5000위안의 휴대전화요금은 다른 휴대전화 등으로 옮기거나 나눠줄 수 있지만 절차가 복잡하고 허용 대상도 극히 제한적이어서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니다.

요금 선불제는 충전 요금을 다 써버리면 갑작스럽게 전화가 불통돼 당혹스럽기 일쑤여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았다. 하지만 중국의 이동통신사들은 지속적인 개선 요구에도 불구하고 요금을 떼일 염려를 내세워 요금 선불제를 고수하고 있어 장할머니의 실수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 지 주목된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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