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11년째 계속되고 있는 제2차 콩고 내전의 자금줄이 MP3플레이어 휴대폰 컴퓨터 등 IT기기 생산에 이용되는 각종 광물들이라는 보고서가 나왔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 인터넷판은 영국 민간단체 ‘글로벌 위트니스’ 보고서를 인용해 콩고 동부에 출몰하고 있는 후투족 반군들이 티타늄 탈탄 주석 금 등 IT제품 생산에 많이 쓰이는 광물들을 서방 다국적 기업에 팔아 무기를 사들이고 있다고 25일 보도했다.타임은 과거 시에라리온 내전에서 만들어진 ‘핏빛 다이아몬드’를 빗대 IT기기 소비자들이 ‘핏빛 컴퓨터(blood computer)’를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미국진보센터(CAP)는 반군들이 한때 이들 광물을 팔아 벌어들인 돈이 1억3900만~1억8300만달러에 달한 것으로 추산했다.글로벌 위트니스는 영국 AMC그룹, 벨기에 트라시스, 미국 FCX 등 240여개 서구 기업들이 반군들과 광물을 거래하고 있다고 밝혔다.휴렛팩커드(HP) 노키아 델 모토로라 등 여러 IT제품 기업들이 이들 회사로부터 광물을 공급받고 있다.타임은 최대 7단계에 이르는 복잡한 유통구조 탓에 콩고산 광물이 IT제품 생산에 들어가는 지 여부도 불투명하다고 덧붙였다.

콩고 동부 북키부주와 남키부주에서 10여년째 버티고 있는 르완다해방민주세력(FDLR) 등의 반군세력은 민간인들에게 무차별 폭력을 행사하며, 인종청소를 목적으로 살인과 성폭행을 저지르는 것으로 악명높다.

한편 보고서에서 지목당한 AMC 등의 기업들은 현재 콩고반군과 광물 거래를 중단했으며, 광물 생산지를 추적해 불법 광물의 수입을 막자는 국제사회의 움직임에 동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