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한 의류업체가 내놓은 유아용 티셔츠에 쓰여진 문구들이 불러일으킨 논란이 뉴질랜드까지 확산되며 전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콘돔이 터졌어요' '난 우리 엄마가 쉬운 여자라는 산 증인' '내 엉덩이나 닦아 멍청아' 등 낯뜨거운 문구들로 채워진 문제의 의류들은 호주의 의류업체 '코튼 온 키즈'가 내놓은 제품들이다.

이 옷들은 호주에서도 이미 숱한 논란을 일으킨 바 있으며 인근 뉴질랜드까지 수출돼 다시 가족단체들의 거센 반발을 자아내고 있다.

논란이 확산되자 호주의 아동보호단체 '키즈 프리 투 비 키즈(Kids Free 2B Kids)'는 27일 "어린이를 성적 풍자의 매개체로 사용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뉴질랜드 전국 여성 협의회의 엘리자베스 뱅 회장도 "문구들이 불쾌하기 짝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심리학자 스티브 비돌프는 유아들에게 성적인 문구가 노출되면 성장과정에서 왜곡된 성적 관념을 갖게 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회사측은 이 같은 논란에도 불구, '제품을 거둬들일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코튼 온 키즈'의 에밀리 셰친스키 마케팅 담당 이사는 "이 제품들은 모두를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 "그러나 우리 사회에는 도발적인 유머들이 설 자리가 분명히 있다"고 주장했다.

셰친스키 이사는 이어 "가끔 불만제기가 들어오고 있으나 시장에서 제품을 거둬들일 생각은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호주의 주간지 헤럴드 선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오는 8월 3일 호주 멜버른의 가족단체와 심리학자들은 문제의 의류들과 관련, 정부 측 관계자 및 언론기관과 함께 세미나를 가질 예정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경닷컴 이진석 기자 ge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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